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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윤의 세상살이]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기사승인 2020.08.08  15: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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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친구가 인도에서 겪은 일이라면서 해준 이야기이다. 인도 도심 외곽에서 차를 타고 가는데 8차선 도로의 상행선에서는 그야말로 양동이로 퍼붓듯이 폭우가 쏟아졌지만 반대편 하행선 지역에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실제 목격담을 다소 부풀려 이야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만큼 요즘 날씨가 변화무쌍, 예측불허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얼마전 아침에 출근할때도 자택이 있는 도봉구는 구름 한점 없이 맑게 개인 날씨를 보였지만 지하철을 타고 직장이 있는 마포구에 내렸을때는 장대비가 쉴새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바로 옆동네와도 극명하게 다르게 나타나는 날씨,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퍼붓는 국지성 집중 호우는 이제 일상속에서 흔하게 접하는 사례가 돼버렸다.

집중호우와 같은 기상 이변 현상은 지구촌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물난리와 폭염,이상고온에 따른 대형 산불 등이 우리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돌발적인 자연재해에 속무무책으로 당하는 일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업화의 진전에 따라 석유와 석탄 등 화석 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자동차 배출가스 등으로 이른바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고 이것이 지구의 기온을 상승시키는 온난화로 이어지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기후 이상 현상을 불러왔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점이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최상위권이고 대기 오염 수준도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라고 한다. 한국의 평균 기온이 세계 평균보다도 2배 이상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지루했던 장마가 이달 중순쯤 끝난다고는 하지만 한숨 돌릴틈도 없이 이번에는 숨막히는 폭염이 우리 곁을 찾아올 것이다. 만물에 생기가 넘치는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무더위와 혹한만이 남은 한반도의 현주소가 더 없이 씁쓸한 기분을 던져준다.  

올해초부터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집중 호우 등 기상 이변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사태들은 물질에 집착해온 인간의 탐욕과 무절제에 대해 자연이 내린 엄중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특히 모든 존재가 관계로 이루어져 있고 지구촌 전체가 하나의 촘촘한 그물망으로 연결돼있다는 불교의 ‘인드라망’ 세계관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존재가 상호 의존하고 연결돼있다는 불교의 연기론 속에 지금의 재난적 상황이 왜 일어나게 됐는지를 알 수 있는 해답이 들어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구촌에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삶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와 가치관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물질적 욕망을 제어하고 조절할 수 있는 공동체 의식 회복과 자비 정신의 실천이 중요해 보인다. 물질적인 풍요보다 마음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생활 태도를 유지하면서 수행하고 나누는 불교적 삶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불교적 삶은 곧 자연과 공존하는 것이고 세상의 모든 생명체와 사물에 다 불성이 있다는 관점을 바탕으로 한 생명존중사상에서 출발하는 만큼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 파괴를 멈출 수 있는 해법을 이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불교계 내부에서도 지구촌의 위기를 불교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위기의 심각성과 원인을 알았다면 이제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할 때이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 이번에도 여지없이 들어맞고 있다.

 

 

 

 

 

전경윤 기자 kychon@cho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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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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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krxj 2020-08-08 23:49:14

    공감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축산업, 낙농업 등의 육류산업에 대한 경각심도 가져야합니다. 환경과 동물, 인간이 연결돼있는 세상에서 환경 파괴와 동물의 희생을 줄이려면 육류섭취를 줄이고, 식생활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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