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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윤의 세상살이]"나는 소망한다 음지(陰地)를 떠난 욕망을"

기사승인 2018.03.18  17: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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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했던 연극 연출가 이윤택, 세계 영화제를 휩쓴 거장 김기덕 영화 감독,성격파 배우로 각광을 받아온 조재현,여권의 유력 정치인이자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로도 꼽혀온 안희정 충남도지사까지...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명성을 날렸던 이들에게 성 추행,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와 눈물어린 고백이 이어졌다. 이들은 어느새 추악한 욕망으로 얼룩진 성범죄 의혹의 당사자가 돼서 사법 당국의 수사까지 받는 처지가 됐다.

문화 예술계와 연예계,정치권까지 강타한 미투 (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폭주 기관차처럼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흐름이 됐고 우리 사회의 새로운 변화와 재편의 신호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잠재돼있던 고질적인 병폐와 모순들이 한 여 검사의 용기있는 폭로를 계기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도 뒤늦게 여성가족부와 법무부를 중심으로 성범죄에 대해 엄벌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는 법정형을 현행 5년에서 10년까지 상향하고, 공소시효도 그에 맞춰 연장하기로 했다. 또 직장 내 성희롱 행위자를 징계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해서는 현행 과태료 수준의 형사 처벌을 징역형까지 끌어올린다는게 주요 내용이다. 미투 운동의 확산은 직장의 회식 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회식은 1차만 하고 남자 간부들은 부하 여성 직원들과 의식적으로 술자리를 함께 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미투 운동 확산에 따른 잡음이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 피해 사실을 폭로한 이들의 신상 정보를 유포하거나 사생활을 들춰내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앞두고 있던 배우 조민기의 자살은 충격을 던져줬고 가해자의 가족들을 향한 비난과 욕설 등은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을 불러오기도 했다.

사실 인간은 욕망으로 가득찬 존재이고 끊임없이 실수를 하는 불완전한 인격체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감시하지 않는다면, 비밀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면 일탈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의 주인공 알랭 들롱처럼 자신이 꿈꿨던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면 거짓말이나 불륜, 심지어 살인까지 사회 규범상 금지되어 있는 선을 넘어서기도 한다. 누구나가 다 그렇다는 뜻은 아니지만 솔직히 세속적 성공을 위해 욕망의 화신이 되는 길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

인간은 또한 권력이라는 이름의 욕망의 덩어리에 집착하고 권력을 늘 소유하기를 원한다. 그 어떤 형태의 권력이라도 손에 쥐면 자기도 모르게 죄의식이 사라지고 자신에 대한 통제력이 약해지면서 상대방을 의식하지 않는 안하무인,무소불위의 오만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전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는 ‘권력은 최음제’라면서 권력이 갖는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인간은 살아 숨 쉬는 한 언제나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욕망을 음습하고 어두운 곳에서 갈구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추상적으로 들리겠지만 필자는 밝고 건강한 욕망을 추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싶다. 일찍이 법정 스님은 생전에 이렇게 말했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은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전경윤 기자 kychon@cho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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