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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윤의 세상살이] 스케이트장이 그리워지는 이유

기사승인 2017.11.27  00: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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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놀이 문화와 여가 공간은 시대에 따라 유행처럼 바뀐다. 필자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스케이트장과 실내 롤러 스케이트장이 큰 인기를 누렸다. 겨울 방학때만 되면 형,동생들과 함께 장안평, 태릉 등에 있는 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화를 신고 빙판을 내달렸던 추억이 지금도 눈 앞에 아른거린다. 넘어지면 서로 일으켜 세워주고 스케이트를 타다 지치면 오뎅이나 떡볶이를 사먹었던 기억,형 친구의 여동생을 우연히 만나 스케이트를 같이 타고 혼자 설레이는 마음을 애써 억눌렀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고등학교때 롤러스케이트장에서 7080 팝송을 들으며 여학생들과 수줍게 이야기를 나누고 쪽지를 주고 받았던 기억을 간직한 중장년 세대들도 꽤 많을 것이다. 필자는 롤러 스테이트를 타는 예쁜 여학생이 자꾸 떠올라 밤잠을 설쳤던 기억이 있다. 그 여학생을 버스 정류장에서 만났을때 너무 기뻤지만 말 한마디도 건네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며칠동안을 자책하면서 괴로워하기도 했다.

1990년대초에는 락 카페가 대학가 등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들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다. 락 카페는 나이트클럽과 카페를 결합한 형태로 필자도 대학교 4학년때 마음에 맞는 선후배들과 락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고 신나는 리듬에 몸을 내맡기다 보면 취업 스트레스,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당시 락카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무엇을 해도 좌절과 상처뿐일 것 같은 두려움을 함게 지닌 20대 젊은이들의 진정한 해방구와도 같은 곳이었다.

서울역 주변의 심야 만화방,비디오방,변두리 동시상영관,PC방 등도 한때는 젊은이와 직장인들의 ‘아지트’이자 놀이 공간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만화방에서 라면을 시켜 놓고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허영만의 무당거미,오 한강,각시탈, 양영순의 누들누드 등을 보면서 밤늦게까지 만화 삼매경에 빠져들었던 기억도 기쁜 우리 젊은날을 채운 추억의 한자락으로 남아있다.

요즘에는 서울 강남과 종로 일대에 수면 카페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잠이 부족한 직장인들을 위한 휴식의 공간인 셈이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안마 의자에 앉아 안마를 받고 아늑한 침대에서 낮잠도 잘 수 있어 야근과 회식 등으로 쌓인 피로를 풀고 밀린 잠도 보충할 수 있다. 직원에게 퇴실 시간을 알려주면 알람처럼 깨워주기 때문에 늦잠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수면 카페의 유행은 결국 현대인들이 고된 일상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힐링과 휴식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짧은 점심 시간만이라도 복잡한 머릿속을 잠시 비워두고 골치 아픈 일들을 잊은채 해방감을 맛보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그만큼 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현대인들의 나홀로 문화 확산도 수면 카페의 유행을 불러온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뭐든지 혼자 하는 것을 좋아하는 개인주의적 사고가 보편화되고 인간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피하기 위해 나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기를 원하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적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 타인과의 관계를 끊는 이들이 많아지는 사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어릴적 스케이트장에서 서로 넘어지지 않으려고 함께 손을 잡거나 뒤에서 받쳐주면서 빙판을 달렸던 일, 대학 시절 락 카페에서 병맥주 한 병과 락 음악에 함께 울고 웃으며 교감을 나눴던 기억이 새삼 그립게만 느껴지는 요즘이다.

 

 

 

 

 

 

전경윤 기자 kychon@cho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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