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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칼럼] 단절의 시대...부동산과 가덕도

기사승인 2020.11.29  01: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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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왜 그 아파트를 사지 못하게 말렸나?”  요즘 부부싸움의 흔하디 흔한 대화라고 한다. 아파트 얘기만 나오면 서로 ‘네 탓’이라며 다툰다는 것. 결국 비극적인 일 까지 터졌다. 며칠 전 서울 목동에서 아파트 매입 자금 문제로 다투던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자신도 투신 사망했다. 극심한 전세대란이 낳은 슬픈 현실이다. 부부싸움 뿐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친구와 회사 동료 간에도 대화를 편히 하지 못한다고 한다. 온 나라가 부동산 때문에 아우성이다. 집 있는 사람은 세금 폭탄 때문에, 집 없는 사람은 치솟는 아파트값 때문에 절망한다. 시장과의 ‘불통’은 부동산 대책을 더 꼬이게 만들고 그것이 세상을 더욱 단절시키고 있다.

 “당신과의 인연도 여기까지입니다 전화번호 지웁니다”   ‘조국 사태’가 나라를 두 동강 냈던 1년 전 어느날 지인에게 받은 문자 내용이다. 대구에 거주하면서 그 즈음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와 서울 서초동 ‘조국 수호집회’에 참여했던 지인은 난데없는 이 문자를 내게 보내고는 연락을 끊었다. 미뤄 짐작하건대 평소 극렬 ‘친문’을 자처했던 이 지인에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우호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나의 견해가 못마땅했을 수 있다. 나는 오랜 인연으로 이어온 인간관계가 ‘하찮은’ 입장 차이로 칼로 무 자르듯 단절된 것이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그와 나는 ‘조국 문제’로 입씨름 한번 벌인 적 없었으니... 당시 진영 논리에 따른 극심한 사회적 대립은 마치 광풍처럼 나 외에도 많은 이들의 인간관계를 어지럽혔을 것이다. 조국 사태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진행행이다. 검찰 개혁론까지 내포한 ‘추미애-윤석열 충돌’은 세상의 더 심한 편가르기를 낳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신(神)의 한 수인가? 국민의 짐인가?”   박근혜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이란 카드를 내놨을 때 ‘신의 한 수’란 말이 나왔는데, 이 영예(?)는 ‘가덕도 신공항’에 물려줘야할 판이다. 100년 대계가 됐건 보궐선거 민심용이 됐건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부산경남과 대구경북을 갈라놓는 절묘한 수임은 분명해 보인다. 당장 권영진 대구시장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광분했고,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책사업 절차가 잘못됐다며 감사원 감사청구에 나설 태세다. 반면 부산경남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보다 먼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을 제출하는 등 자중지란의 모습이다. 양 지역 언론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노골적인 기사로 전면전을 이끌고 있다. 그야말로 지역주의에 편승한 편가르기의 결정판이다.

  2020년 겨울 코로나19로 메말라진 대한민국을 들여다보면 그 속은 깊은 상처로 갈기갈기 찢겨져 있다.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 서울과 지방, 다주택자와 무주택자, 집주인과 세입자, 법원과 검찰, 더군다가 친구 사이, 부부 사이 마저도... 언택트가 대세인 방역의 시대는 분명 생활 곳곳에서 ‘소통’이 아닌 ‘불통’이 만연하고, ‘오해’가 ‘이해’를 덮어버리는 일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조국 사태’가 상징하는 견고한 진영 논리와 부동산,가덕도 문제가 안고 있는 갈등 유발의 파급력은 헤아리기 어렵다. 비대면의 공간에서 마음 속 까지 차단벽을 치는 사람들이 많아질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경제산업부 이현구 기자

이현구 기자 awakefish9@gmai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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