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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S-서울시, 마음방역 캠페인-귀로 즐기는 서울여행] 역사와 서민의 애환이 담긴 거리, 종로를 걷다

기사승인 2020.11.27  17: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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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BBS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코로나19 마음방역 캠페인 -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 순서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지만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명승지를 기자가 직접 찾아 현장의 소리와 함께 얘기나누며 마음방역하는 시간이죠.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도 자칭 여행전문이고 싶은 기자죠, 사회부 유상석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유상석 기자, 어서오세요~
 

 

< 리포터 >

네, 안녕하십니까? 유상석입니다.

 

< 앵커 >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 오늘은 어디를 방문해볼까요?

 

< 리포터 >

네. 서울의 한복판, 우리나라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오랜 시간 서민의 생활과 애환이 담긴 곳, 종로 일대를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 첫 방송에 이어, 서울 도심에 있으면서도, 너무 흔하게 생각했던 곳, 그래서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쳤던 곳을 라디오를 통해 다시 한 번 만나는, 그런 순서를 준비해 봤습니다.

 

< 앵커 >

종로를 다시 걷는다... 그렇다면 이번 여행의 시작은 종로1가, 종각 쪽에서 시작하겠네요.

[인서트 - 보신각종]

종소리가 들리는데요. 보신각종 소리죠?

 

< 리포터 >

네. 매년 12월 31일에서 다음해 1월 1일로 넘어가는 순간 들을 수 있는 바로 그 보신각종 소리입니다. 

지난해 12월 31일의 경우, 제가 바로 이 종각으로 취재를 나왔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 때가 사실 굉장히 추웠습니다. 마이크 앞에서 스탠딩을 하면서도 입이 얼어서 여러 차례 N.G.를 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지나가는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려고 몰린 시민들, 그리고 인기 캐릭터 ‘펭수’를 보러 찾아온 팬들의 열기는 오히려 후끈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아마 2020년을 보내고 2021년을 맞이하는 보신각종 타종 행사는 코로나의 여파로 열리기 어렵지 않을까 이런 전망이 나온다는 점입니다. 1년에 한 번만 들을 수 있는 종소리입니다만, 이런 아쉬움을 달래는 차원에서 지금이라도 우리 모두 들을 수 있게 한 번 준비해봤습니다.

 

< 앵커 >

이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종로2가 사거리를 지나니 맞은 편에 탑골공원이 보이네요.

 

< 리포터 >

네. 사적 제354호로 지정됐고요, 서울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근대식 공원이라고 합니다. 

원래 이 탑골공원 터에는 불교 사찰이 있었습니다. 고려 왕조 때는 흥복사라는 절이 있었고요, 조선 초기에는 세조 13년에 세워졌던 원각사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연산군이 원각사를 없앴고, 중종 때에는 건물 마저 철거되면서 한동안 원각사지 십층석탑만 서 있는 공터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고종 34년인 1897년 도지부 고문인 영국인 브라운에 의해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1920년에 공원으로 개원한 겁니다.

1919년 3·1 운동의 발상지로 처음으로 독립 선언문을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외친, 우리 민족의 독립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유서 깊은 곳인데요.

독립운동 봉화에 불을 당겼던 팔각정을 중심으로 국보 제2호인 원각사지 10층 석탑, 보물 제3호인 원각사비 등의 문화재가 있고요, 3·1 운동 기념탑, 3·1 운동 벽화,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 스님의 기념비 등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이 탑골공원의 별칭은 ‘파고다 공원’으로도 알려져있는데요.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있기 때문에 '동양의 불탑'이라는 뜻의 '파고다'라는 이름으로 불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믿거나 말거나 식의 야사이긴 합니다만, 일제 강점기 당시 총독부가 이 원각사지 10층 석탑을 파괴하기 위해 공작을 했는데 실패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화가 난 총독부의 고위 간부가 일본어로 욕설을 내 뱉었는데, 그 욕설이 와전되면서 ‘파고다’가 됐다는, 믿거나 말거나 식 이야기 도 있습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지난 8월 19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언제 다시 방문할 수 있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인데요. 하루 빨리 코로나 사태가 끝나서 도심 속의 작은 휴식 공간이면서 역사의 현장인 탑골공원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다려봅니다.

[인서트 - 빈대떡]

 

< 앵커 >

탑골공원을 지나면 뭔가 옛스러운,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 이어지는데요.

이 소리는 뭡니까? 뭔가 빈대떡이나 부침개 같은 걸 만드는 소리 같은데요.

 

< 리포터 >

네. 듣고 계신대로, 빈대떡을 비롯한 여러 부침개를 부치는 소리입니다.

피맛골과 낙원동을 중심으로 막걸리와 함께 부침개를 파는 식당들이 들어서면서 도심의 명물이 돼 있는데요.

피맛골은 원래 종로1가에서 종로6가까지, 종로를 사이에 두고 각각 종로 남북에 종로와 평행해서 이어져 있던 골목길이었습니다. 종로의 큰길을 가다가 높은 사람의 말을 만나면 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야 했었는데, 그게 싫어서 피해 다니던 길이라는 뜻의 ‘피마(避馬)’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그리고 낙원동의 경우는 조금 전에 말씀드린 탑골공원이 서울에 조성된 최초의 근대식 공원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저게 그 말로만 듣던 낙원인가 보다’ 이렇게 말을 하다보니, 탑골공원 근처 동네 이름이 낙원동으로 굳혀졌다... 이런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말을 피해 다니던 서민들이 몰리고, ‘낙원’으로 여겨지던 탑골공원 근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국밥집이나 선술집 등이 들어서게 됐고요, 서울 중심지인데도 비교적 저렴한 음식값 때문에 지금도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그런 곳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도 피맛골이나 낙원동 인근에서 사람을 만난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 취재원들 가운데 막걸리를 좋아하시는 분은 꼭 이 곳에서 만나자고 고집하시더라고요. 그리고 학생 시절 저를 가르쳐주셨던 교수님들도 이쪽을 선호하셔서 자주 모임을 가지곤 했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올해에는 종로에서 연말 모임을 가지기 어렵게 됐는데요. 어서 이 사태가 종식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인서트 - 아코디언]

 

< 앵커 >

‘대지의 항구’인가요?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는 옛 노래 가락이 들리네요.

 

< 리포터 >

네. 지금은 코로나와 쌀쌀한 날씨 때문에 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만, 따뜻한 봄이나 시원한 가을엔 이렇게 탑골공원 인근에서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길거리 연주, ‘버스킹’의 우리나라 식 원조 격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 보는데요.

말끔하게 차려 입고 나오신 어르신들이 아코디언이나 트럼펫 등을 통해 연주 실력을 선보이시고, 노래를 통해 가창력을 뽐내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탑골공원 바로 뒤편에 우리나라 악기 유통의 중심으로 꼽히는 낙원상가가 있고요. 또, 이 인근 ‘락희거리’는 원로 연예인 송해 선생님의 이름을 딴 ‘송해길’이라는 별칭도 붙어있습니다. 이 일대에는 원로 연예인과 예술인들의 사무실이나 녹음실도 많이 입주해있기 때문에, 이런 연주나 노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게 우연은 아닌 셈입니다.

이 ‘락희거리’는요, 서울시가 지난 2016년 '고령화 서비스 디자인'을 적용해 조성한, 말 그대로 ‘어르신 친화’적인 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종로구 탑골공원의 북문부터 낙원상가 사이 약 100m 구간에 조성된 이 락희거리에는 1960년대에서 70년대에 개봉했던 유명 영화장면을 그린 벽화, 옛글자간판, 송해 선생님의 미지를 담은 소형무대, 추억의 쇼케이스, 야외DJ박스 등이 설치돼 있습니다.

특히 주변 10곳 안팎의 상점은 ‘상냥한 가게’로 지정돼 있는데요. 생수를 제공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또, 어르신들이 스스로 길을 찾거나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기 쉽게 이정표와 메뉴판 디자인에 큰 글자와 색채 대비를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어르신들에게는 만남과 추억의 장으로, 젊은 세대에게는 이색 체험과 역사 공부의 장이 될 수 있는 종로 일대. 더 나아가서 세대간 화합을 마련하는 좋은 계기가 될 만한 곳입니다만, 코로나 때문에 역시 모든 것이 잠깐 멈춰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다시 한 번, 코로나가 종식돼서 종로 일대를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날이 되돌아오길 발원합니다.

 

< 앵커 >

오늘의 여행은 여기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유상석 기자, 고생했습니다.

지금까지 BBS와 서울시가 함께하는 코로나19 마음방역 캠페인 - 귀로 즐기는 서울 여행 순서를 들으셨습니다.

유상석 기자 listen_well@bbs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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