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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추-윤 대립 속 '검찰개혁'은?...검사와 정치인의 모호한 경계

기사승인 2020.10.27  10: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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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거침없는 답변을 쏟아냈다. 지난 8월, 신임 검사 신고식 이후 두 달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공식석상에서 그 간의 침묵을 깨고 작심한 듯 직설적이고 적극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윤 총장의 수많은 국감 발언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됐던 발언 하나를 짚어본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가장 쟁점이 됐던 발언이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했던 윤 총장이 국감장에서는 작심하고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정면으로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피력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원래 윤 총장 본인의 스타일이라는 얘기, 정계 진출을 마음에서 이미 굳혔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라는 등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졌다. 다음 날 한 언론사 조간신문에 "윤석열의 야성이 돌아왔다"는 헤드라인을 뽑으며 추억 속에 당시 윤 총장을 소환하기도 했다. '부하 논란'은 오전부터 늦은 새벽 시간까지 국감 내내 끊이지 않고 등장했다. 이를 두고 여야 의원들은 온갖 해석들을 끄집어냈고, 이를 위해 사전적 의미와 국어 상식까지 총동원했다. 결국, 보는 사람도 지치게 하는 소모적인 논쟁이 쳇바퀴 돌 듯 이어졌다. 어김없는 여야 간 말 꼬리 잡기 행태가 벌어진 것이다. 여당 의원들은 이런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지만, 윤 총장은 끝내 철회를 거부했다. 논란의 발단은 국민의 힘 윤한홍 의원의 질의에 대한 윤 총장의 답변에서 비롯됐다.

[윤한홍 / 국민의힘 의원] : 범죄자(김봉현) 말 그대로 수사지휘권이 발동됐는데, 근거가 없는 것 아니냐?

[윤석열 / 검찰총장] :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만약, 부하라면 검찰총장이란 직제를 만들 필요도 없고요... 장관은 기본적으로 정치인입니다. 전국 검찰을 총괄하는 검찰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수사와 소추가 정치인의 지휘를 받는 것인데, 검찰의 중립이나 사법의 독립과는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특정 사건에서 총장을 배제할 수 있는 권한이 과연 있냐, 대다수의 검사들과 또 법률가들은 그거는 위법이라고, 검찰청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추 장관은 법무부 종합감사에서 '부하 논란'을 단 번에 일축했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고스란히 전한 것이다.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대검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한다고 했습니다. 그래놓고 그저께 이 자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저는 부하가 아닙니다라고 얘기합니다. 누가 부하라고 했나요? 장관께서 부하라고 하신 적 있습니까?

[추미애 / 법무부 장관] : 한 적 없습니다...검찰총장이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 일부는 바람직하지 않고 부적절하고 또 일부는 심지어 반민주주의적인 그러한 우려마저 제기를 해서 상당히 유감이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후에도 추 장관은 "부하라는 단어가 생경하다"면서 논란을 불러온 윤 총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을 라임 로비 수사 지휘라인에서 배제한 것은 "적법한 수사 지휘"였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국감에서 윤 총장은 총장 사퇴와 관련한 질문에는 "거취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별 말씀이 없고, 임기라는 것은 취임하면서 국민들과 한 약속이고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제가 할 소임은 다할 생각"이라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앞으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이 최소한 9개월여 동안은 더 이어질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 동안 잠잠했던 두 사람의 갈등이 이번 국감을 계기로 다시 불붙을 조짐이다. 두 사람의 갈등으로 자칫 이제 마중물을 붓기 시작한 '검찰 개혁'은 순탄하게 진행되진 않을 거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둘의 갈등에 정작 주객이 전도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단순 기우에 그치길 바란다.

올해의 '국감 스타'는 윤 총장이 차지할 게 불 보듯 뻔하다. 2013년에 이어 두 번 째다. 하지만 그때와 분명 달라진 게 있다면 주인공인지 악당인지, 검사인지 정치인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경계가 모호하면 선을 넘나드는 게 쉽다. 뜨겁고 격정적인 말은 정쟁에는 불을 붙일 수 있을지언정 대중의 마음을 얻기엔 적절치 않다. 윤 총장의 국감 소신 발언은 부당한 권력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결기 가득한 검사의 다짐이었을까? 아니면 정치인들 입에서나 나올 법한 고도의 계산된 정치적 수사였을까? 이 와중에 본인이 내뱉은 "퇴임 후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말로 인해 의도치 않았더라도 여당에선 견제가 시작됐고, 야당에선 '윤석열 대망론'에 불을 붙이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앞으로 윤 총장이 검사로 남을지, 정치인의 길을 걸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7년 전, '의로운 석열이 형'이라며 그를 두둔했던 동생이 이제는 전 국민 앞에서 정치 검찰이라고 핏대를 세워가며 손가락질 할 수도 있는 것. 정치라는 게 그렇게 비정하다는 것만은 알아줬으면 한다.

류기완 기자 skysuperman@bbsi.co.kr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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