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취재수첩] 잠시 멈춰선 추미애-윤석열 갈등...'파사현정' 되새길 때

기사승인 2020.07.09  18:23:52

공유
default_news_ad1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일단 오늘로 단락됐다. 대검이 오늘 "자체적으로 중앙지검이 수사했게 됐다"고 알리며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만시지탄"이라면서도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대검의 결정에 화답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 어떻게 끝날지는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는 없다. 법조계에서는 이 둘의 갈등을 창과 방패에 비유하기도 한다. 추 장관은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끊임없이 압박했고, 연일 공세를 퍼부었다. 윤 총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묘수를 찾을 때까지 버티고 버텼다. 이를 보고 최후의 한 사람만이 승리하는 게임의 룰인 라스트 맨 스탠딩 (Last Man Standing)에 비유하며 처절한 대결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의 행보에 대한 온갖 추측들이 쏟아져 나왔다. 언론에서는 15년 전 과거 한차례 있었던 장관의 수사지휘 선례까지 소환하면서 윤 총장의 최종 입장 표명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 오늘 나온다, 내일 나온다 일명, '카더라통신'과 예측들만이 난무했다. 대검은 애써 말을 아끼며 차분함을 유지했지만 폭풍전야처럼 고요와 긴장이 감돌았다.

드디어 어제 늦게, 일주일째 침묵하던 윤 총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핵심은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겠다는 것'. 현장에서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를 완전히 거부하지도, 전부 수용하지도 않는 제3의 절충안을 선택했다는 분석과 역제안의 '묘수'를 꺼냈다는 평가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추 장관에게 단칼에 거부당했다. "수사팀의 교체 변경은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 타협의 여지가 조금도 없는 추 장관의 입장에 기자들 사이에서는 소위 '답정너'라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결국 하루가 지나고 추 장관이 답변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오늘 오전 10시. 대검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총장의 지휘권은 이미 상실된 상태"라며 윤 총장이 해당 사건 수사지휘를 내려놓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대검에서 보낸 문자 말미에는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건의한 독립 수사본부 설치안은 법무부와 사전 조율을 통해 나온 것인데, 추 장관이 이를 거부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상황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입장 발표에 그대로 묻어났다.

대검 관계자에 따르면 원래 엊그제 총장 입장을 밝히려 했지만, 법무부의 협의 요청이 있었고 조율을 거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장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아래 감찰국장까지 확인한 내용인데 거부를 당했으니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대검 측의 이러한 주장에 법무부는 실무진 수준에서 이뤄진 검토였고, 독립 수사본부 설치를 먼저 제안한 적도, 공개 건의하기로 입을 맞춘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어느 쪽 말이 진실인지는 당사자들만이 알뿐이다. 결과는 이미 정해졌는데 치졸한 진실공방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파사현정',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불교 용어다. 추 장관과 윤 총장 모두 이 말과 인연이 깊다. 추 장관은 검찰 개혁을 거론할 때마다 파사현정을 언급하며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전했고, 윤 총장은 취임 후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예방했을 당시 친필로 쓴 파사현정 족자를 선물 받았다.

이번 일로 인해 두 사람 사이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고,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이제는 검찰개혁이라는 더 큰 과제를 앞두고 있다. 필히 협력해야 하는 관계부처인 법무부와 대검의 수장으로서 삿된 마음은 잊고 공심으로 사명감을 갖고 임해야 할 때다. 두 사람이 양극단에 치우친 마음을 내려놓고 화해와 상생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에게 파사현정의 참된 의미가 전달될 것이다. 파사현정이 과연 누구의 몫이 될지는 당사자들에게 달려있다.

류기완 기자 skysuperman@bbsi.co.kr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최신기사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4
ad36

BBS 취재수첩

BBS 칼럼

1 2
item35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

1 2
item58

BBS 기획/단독

1 2
item36

BBS 불교뉴스

1 2
item42
default_side_ad3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