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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윤의 세상살이] '나눔의 집'에 담긴 불교계의 헌신과 노력

기사승인 2020.06.06  19: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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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에 자리한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5명이 생활하고 있는 곳이다. 평균 연령이 90세를 훨씬 넘는 할머니들이 이곳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 나눔의 집의 역사는 지금부터 29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로서 처음으로 피해 실상을 공개 증언하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감대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불교계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논의에 본격 나섰고 당시 지원스님과 진관스님 등 불교 인권위원회를 중심으로 나눔의 집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조계종 전 종정 월하스님과 전 총무원장 월주스님,종단 원로 정관스님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데 힘을 보탰다. 스님과 불자들의 원력으로 마침내 1992년 나눔의 집이 문을 열었지만 초대 원장 혜진스님과 할머니들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서울 명륜동과 혜화동 전셋집을 전전해야했다. 그러던중 조영자 보살이 경기도 광주의 땅 640여평을 기증하면서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지금의 나눔의 집 시설이 들어서게 됐다.

나눔의 집은 이후 30년 가까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이자 정신적 안식처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일본의 전쟁범죄 행위를 고발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왔다. 나눔의 집을 찾은 많은 시민들은 일제 강점기에 자행된 인권 유린 행위의 실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는 계기를 마련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나눔의 집은 최근 할머니들에 대한 후원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내부 직원들의 문제 제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결국 경기도 등의 감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까지 맞게 됐고 나눔의 집 운영상의 여러 문제점들도 드러났다. 시설장이 법인 업무를 수행하고 법인 회계와 시설 회계가 명확히 구분이 되지 않아 후원금 관리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받았다. 나눔의 집이 연로한 할머니들을 열악한 환경에 방치했다는 식의 일부 언론 보도도 나왔지만 이를 반박하는 조리사와 자원봉사자들의 증언도 잇따르면서 나눔의 집에 대한 지나친 흠집내기 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나눔의 집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시설 운영 책임자들을 사직 처리하고 정관 개정에 관한 논의와 함께 이사회 회의록과 후원금 모연 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하는 등 운영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번 사태로 상처를 받은 후원자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드러난 문제점들을 철저하게 밝히고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번 나눔의 집 논란을 지켜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유야 어쨌든 불교계의 소중한 자산으로 여겼던 나눔의 집에 대해 일부에서 후원금 반환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냉담한 시선을 보내는 상황까지 빚어졌기 때문이다. 직원간 내부 갈등으로 인해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침소봉대된 측면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들을 어떻게 바로잡을지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일이다. 우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그저 아픈 역사의 희생양, 기구한 삶을 살아온 불쌍한 존재로만 바라봤던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불교계 사회복지시설의 문제점들을 정확히 진단하고 운영 책임을 지는 스님들에 대한 교육,회계 문제 등의 개선노력도 시급해 보인다.

하지만 나눔의 집은 스님들이 자발적으로 자금을 모으고 재가불자의 보시행이 더해진 불교계의 소중한 성과물이자 자산이다. 1990년대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지원이 전무했을 때, 조계종 스님들의 원력과 종단 차원의 역량이 모아져 나눔의 집이 세워졌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민족 정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 앞장섰던 불교계의 헌신과 노력이 폄하되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교계의 소중한 자산이 잊혀지거나 훼손되지 않도록 사찰과 불자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이제 다시 신발끈을 고쳐매야할 시점이다.

 

 

전경윤 기자 kychon@cho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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