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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윤의 세상살이] 코로나19로 잃은 것과 얻은 것

기사승인 2020.03.22  18: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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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멈춰버린 것 같다. 두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사태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일을 못한다는게 무엇보다도 고통스럽다. 주말에 자주 가던 찜질방,영화관 출입은 이미 끊어진지 오래다. 전염병 바이러스가 언제 어디에서 공격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체도 알수 없는 이들과 바짝 붙어서 몸을 씻고 함께 영화를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타인들과의 접촉은 크게 줄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해 각종 모임과 행사들도 모두 중단이다. 평소 북적이던 식당가, 거리, 관광 명소 등에도 인적이 드물다.

평소 익숙했던 공간이나 장소가 왠지 낯설어보이고 행동 하나하나도 조심스럽다. 개인적으로는 마스크를 줄곧 쓰다보니 안경에 김이 자꾸 서려 불편하기 짝이 없다. 답답해서 안경을 벗고 마스크만 쓴채 돌아다녀 보지만 맹인에 가까운 시력 때문에 불편함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함께 살아가야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줬다. 하지만 이런 소중한 교훈을 새삼 되새기기까지 우리가 치른 대가가 너무 크다.

무엇보다 마음 아픈 일은 저소득층 서민들, 가난한 자영업자 등 소외계층이 더욱 힘들다는 점이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면서 취약 계층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고 실물 경제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난과 빈곤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무너져내리는 서민들의 일상을 떠받치는 정부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인간적인 분위기가 사라진 우리 사회가 더욱 삭막해지고 팍팍해지고 있는 것도 우려할만한 대목이다. 서로를 경계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주위에 누군가가 발열 증상이 있거나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하면 일단 의심부터 한다. 당사자의 평소 생활 태도나 행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신체적인 거리 두기를 넘어 상대방에 대한 불신과 혐오,적대감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사회에 어두운 그늘이 깊이 드리워지고 있지만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한 새로운 출발과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선 대면 접촉을 통한 사회적 관계 맺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인식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표면적이고 형식적인 인간 관계보다는 비록 소수더라도 진정성과 배려를 동반한 관계맺기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이후 한국 사회가 좀 더 느리게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매사에 너무 서두르고 속도 경쟁에만 매달려온 일상을 조금씩 바꾸자는 것이다. 코로나19는 너무나 바쁘게만 살아온 우리들에게 보내는 준엄한 경고이다. 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 놓치기쉬운 것들을 이제는 천천히 살펴보고 음미하면서 살아가보기를 제안한다. 개인적으로는 늘 바쁘고 정신없어 보이는데 정작 실속이 없다는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 스스로가 가진 욕망을 줄이는 삶,비우고 절제하는 삶을 목표로 하고 싶다. 이제부터는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닫힘 버튼은 절대 누르지 않을 것이다. 아니 엘리베이터를 가급적 타지 않는 연습부터 해야겠다.

 

 

 

전경윤 기자 kychon@cho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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