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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칼럼] 일본, ‘무모한’ 무역보복 조치...“WTO규정 어긴 것"

기사승인 2019.07.03  13: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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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수출상황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 에칭가스 3개 품목에 대해 4일부터 수출허가 심사를 받도록 한 것이다. 이들 품목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 꼭 필요한 화학 소재로 전체 수입품 중 일본 제품이 40~90%에 이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이용해 우리나라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적절한 수출관리 제도의 운용을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진짜 속내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강제로 침탈한 극악무도한 일본은 우리 국민들을 강제징용해 인간으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참혹한 짓을 저질렀다.

이는 세계 역사가 말해주고 있고 아직도 살아있는 증언자가 있다. 특히 우리 대법원은 강제징용에 대해 일본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이 이런 판결을 했을 때는 너무도 명백한 비인간적 행위를 근거로 이를 인정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적절한 수출 관리’ 운운하며 우리의 일부 산업에 대해 목줄을 죄겠다고 나섰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이웃해 있는 나라로서 수없이 우리나라를 침탈하고 도발하고 칼과 힘으로 한반도를 유린해 왔다. 우리는 이웃을 잘못 둬 이렇게 큰 화를 당하고 살아 왔다.

그런데 대명천지 21세기에 일본은 또 다시 경제를 볼모로 우리를 괴롭히겠다는 것이다. 천박한 의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 한-일 양국 기업이 자발적으로 출연해 징용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일본은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경제보복이라는 정신 나간 짓을 자행하겠다고 나섰다.

아베 일본 총리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자유무역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는 “세계무역기구의 규칙에 정합적이다. 자유무역과 관계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WTO에 제소하겠다고 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한 얕은 꼼수에 불과하다.

아베가 경제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WTO제소를 위한 법률 검토에 들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분쟁대응과와 통상법무기획과 등에서 준비 중인데 이 부서는 최근 일본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수입 금지와 관련된 WTO 항소심에서 1심 패소를 뒤집고 최종 승리를 이끌어 낸 발군의 실력자들이다.

통상 당국자는 "지금 일본의 행태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1994) 제11조를 위배한 것으로 본다"라면서 "GATT 제11조는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닌 경우 수량 제한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다만 일본이 조치를 실행할지 여부는 유동적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반도체, 정보통신(IT) 산업은 한국과 일본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양국이 소송 등 분쟁절차에 들어갈 경우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들도 손실을 입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의 최대 수요처로써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일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타격을 일을 수밖에 없다.

이를 반영하듯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일본의 반도체 제조장치 제조사에게 한국은 '큰 단골손님'이며 한국에서 제조된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도 적지 않다며 반도체 소재의 한국 수출이 늦어지면 일본 측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한 가전회사는 "한국에서 메모리 공급이 정체되면 애플의 아이폰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 회사의 부품 공급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삼성 등이 중국이나 한국에서 반도체 소재 조달처를 개척하면 '일본 탈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은 폭넓은 분야에서 '수평 무역'이 행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이런 상황을 모를리 없지만 우리나라를 억지로라도 곤경에 빠뜨리겠다는 무모한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일부 보수 언론은 사설을 통해 “우리 대법원 판결 때문에 외교 충돌로 번진 사안을 어떻게 산자부가 해결하나. 전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보려 한 것을 '사법 적폐'로 몰기도 했다.”고 적고 있다.

강제징용에 대해 일본이 배상해야 한다는 우리 대법원 판결이 문제이고 박근혜 정부 때 재판거래를 한 것에 대해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억지와 함께 사법농단에 대한 수사도 불만이라는 식이다.

자유한국당 전이경 대변인은 “이번 일본의 보복조치는 문재인 정부가 자초했다”고 했다.

대법원은 일본전범기업에 대해 죄가 없다는 판결을 했고 2010년 이명박 정부 때 이를 파기환송 했다. 그 후 2013년 박근혜 정부 때 서울고법이 배상하라고 판결한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가 자초했다’는 말은 맞지 않다.

일본이 원하는 것이 우리나라 내에서 이런 식의 분열과 현 정부를 흠집 내주기를 바라는 것 아니겠는가.

차치하고, 우리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반도체 소재를 비롯한 부품·장비 개발에 우선 예산사업으로 약 6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 정부도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소재의 수입처를 일본 의존에서 벗어나 미국·중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일본이 경제와 무관한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수출 규제에 나선 것은 WTO규정을 어긴 것이다.

그것을 일본이 모를 리 없지만 이런 무리수를 두고 있다.

문제는 일본이 이번 보복을 시작으로 각종 보복을 쏟아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 역시 맞대응을 한다고는 하지만 다각적인 후속 대책으로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양봉모 기자 yangbbs@bbsi.co.kr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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