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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칼럼]이심전심(以心傳心)의 눈물과 삶의 미학(美學)

기사승인 2019.06.11  18: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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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밤늦게 전해진 고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영면 소식에 놀라움과 함께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는 분들이 많다. 신세대 여성으로 여성운동에 앞장섰던 사회의 리더, 탄압받던 야당 정치인 김대중을 꿋꿋이 지켜내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만든 정치적 동반자,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도 힘을 아끼지 않으셨던 통일 일꾼 등 수사로는 부족한 분이었기에 빈자리가 클 것 같다.

사람들마다 잊지 못하는 눈물의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 TV프로그램 ‘미스트롯’ 초대 진에 뽑히던 날 송가인 씨의 눈물도 이채로웠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오로지 딸을 위해 정성을 쏟아 주신 어머님께 상금을 드리겠다며 울먹이던 그 눈물이 가슴 짠하게 다가왔다.

출가한 수행자들도 눈물을 지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촌 동생으로 출가해 수 십 년을 시봉한 아난은 부처님의 입멸을 맞아 큰 슬픔에 휘말렸다. 더 이상 부처님을 뵐 수 없다는 이별의 아픔도 있겠지만 가장 가까이 모시면서도 끝내 진리의 눈을 뜨지 못한데 대한 자책의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을까. 경율 결집에 아라한들만 참여해야 한다는 가섭의 말에 더욱 더 서러움의 눈물을 북받치게 흘리지는 않았을까.

아무튼 뒤늦게 정신을 차린 아난이 주어진 기한 안에 깨달음을 이루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아난이 부처님께 들은 내용을 줄줄이 외우면 나머지 대중들이 틀림없다고 확인함으로써 경장(經藏)이 성립되기에 이른다. 이쯤 되면 진리의 눈을 뜬 아난은 만감이 교차하는 눈물을 펑펑 흘리지나 않았을까 싶지만 그런 기록은 없는 것 같다. 깨닫기 전과 후의 아난이 달라서 그럴까 싶다가도 금강경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금강경에는 수보리가 부처님 말씀을 듣고는 체루비읍((涕淚悲泣)했다고 되어 있다. 한마디로 굵은 눈물을 쏟으며 슬피 울었다는 말이다. 부처님께 진리를 배우고 완전히 깨달았다 싶었는데 대승의 가르침을 뒤늦게 알고는 소승에 머물렀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자책의 눈물은 아니었을지, 혹은 뒤늦게라도 부처님의 깊은 뜻을 깨닫게 됐다는 기쁨의 눈물은 아니었을지.

부처님의 양모인 마하파자파티의 눈물도 잊을 수 없다. 남편을 여의고 자식과 손자까지 출가한 마당에 아무 의지할 곳 없는 신세로, 출가를 결심하지만 단호한 거절의 말을 들어야 했던 그 심정은 어떠했을까. 아무튼 아난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어 여성출가의 길을 연 그 눈물은 대단히 큰 인연의 눈물이 아닐 수 없다.

눈물은 내면에 간직돼 있는 그 어떤 마음의 표현이다. 무엇보다 부처님께서도 슬픔을 애써 감추지는 않으신 것 같다. 부친인 정반왕이 돌아가셨을 때나 믿음직한 제자였던 사리불과 목건련이 입적해 먼저 떠나보낼 때, 그리고 석가족이 멸망할 때에 슬픔을 감추지 않으셨다고 한다. 물론 보통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슬픔이라는 단어로써 부처님의 대자대비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말이겠지만.

울고 싶은데도 울지 말아야 한다는 주위 시선이 더 힘들게 한다. 각박한 사회, 메마른 인정 때문에 눈물짓기도 하겠지만 서로를 챙기는 데서 나오는 감동과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도 있는데 말이다. 때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덕분에 마음을 정화하고 세상과 소통도 깊게 하는 사회를 꿈꿔본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눈물을 함께 흘려보고 싶지 않은가.(끝)

김봉래 기자 kbrbud@hanmail.net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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