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기자수첩] 대한민국 외교의 붕괴

기사승인 2019.04.25  08:16:17

공유
default_news_ad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회담한 직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워싱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을 한다.

이번주는 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제각기 회담을 열며 숨가쁜 외교전을 펼치는 ‘슈퍼 위크’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별다른 외교 일정이 없다. 정작 비핵화 최대 당사국인 우리나라만 ‘외톨이’ 신세가 되고 말았다.

남북 관계 역시 별다른 진전 없이 소강 국면이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행사마저도 남한만의 반쪽 행사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행사를 북측에 통지했고, 초대는 하지 않았다”라는 통일부 당국자 답변은 그 행간에서 두 가지 의미가 읽힌다. 우리가 북한의 눈치를 지나치게 보거나, 북한이 이미 남측의 공동 행사 제의를 거절했거나.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 우군이 돼야 할 일본과의 관계는 최악이다. 일본은 한일 관계가 “한국 측에 의한 부정적인 움직임이 잇따라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외교청서를 확정했다. 이와 관련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최근 관저에서 가진 외교부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 고립론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양국 간에 의견 일치를 본다면, 한미일 3자 동맹 역시 강화될 것”이라며 결국 ‘제발 좀 친해져라’는 일침을 날렸다. 대한민국은 고립무원의 위기에 처했다.

대한민국의 외교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이렇듯 방향 키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광폭 외교행보를 보일때마다 여기저기서 낯뜨거운 실수만 연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일정 중에는 당초 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최고 훈장을 받는 의전이 있었다. 그러나 당일 전격 취소됐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자국 내 정치 사정을 이유로 취소했다지만 불과 의전이 있기 세 시간 전에 임박해 취소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드문 일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정식 대통령이 아닌 권한대행을 맡고 있어 부담을 느꼈다고 했다는데 납득이 될 수 있는 변명은 아닌 듯 하다.

결국, 일국의 대통령에게 훈장을 주겠다고 했다가 내부사정이라며 일방적으로 취소한 셈인데, 국빈 방문한 국가 원수에 대한 이 정도 수준의 외교 결례를 그냥 넘어가도 되는 일인가 싶을 정도다. 특히, 이처럼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사전 조율 과정에서 우리 외교 라인은 도대체 어느 곳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묻고 싶다.

이날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실권자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원전 건설 제안을 받았다. “원래 화력발전소를 짓기로 했지만 환경적 관점을 고려해 원전 건설을 고려 중”이라며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형 원전에 큰 관심을 보였다.

향후 카자흐스탄이 원전을 건설하기로 결정하면 한국이 수주전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원전 수출 기회를 제공받은 것이나 다름 없는데, 카자흐스탄 측에서 우리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고 정책을 본격화 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이런 제의를 했을리는 만무해 보인다. 본격적인 수주전이 펼쳐지면 결국은 이 부분이 자가당착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외교 참사는 대·중·소, 안팎으로 골고루 터져 나오고 있다. 얼마전 한 스페인 차관급 전략대화에서의 구겨진 태극기, 발칸 3국으로 오기해 라트비아 대사관으로부터 항의를 받았으며, 말레이시아 방문 때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하는 결례를 범했다.

우리의 외교라인이 자체적으로 사고하고 정책적 판단을 하고 행동하는 조직이라면 이런 일들이 빚어질 수 있을까. 당장 중국, 일본, 러시아에 파견된 대사들의 면면을 보더라도 왜 이렇듯 외교 실수와 참사가 연발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어디부터가 잘못되고 있는 것인지를 지금이라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반복되는 것은 거대 참사에 대한 경고라고 했던가. 대한민국 외교가 붕괴직전까지 왔다는 것이 참을 수 없이 불안하다.

전영신 기자 ysjeon28@hanmail.net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default_setImage2

최신기사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38

BBS 뉴스와 사람들

item48
ad39

BBS 화쟁토론

item49
ad36

BBS 인터뷰

1 2
item43

BBS 기획/단독

1 2
item36

BBS 불교뉴스

1 2
item42

BBS 칼럼

1 2
item35
default_side_ad3

기자수첩

1 2
item41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