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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윤의 세상살이] 이미선 후보자 사태에 대처하는 자세

기사승인 2019.04.13  11: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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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연일 뉴스의 중심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선 후보자는 부산대 출신의 40대 여성 법관으로 법조계의 이른바 비주류로 여겨지지만 노동법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전문가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법적 보호에 앞장서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도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 이 후보자를 헌법재판관 후보로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후보자 부부의 과다 주식 보유와 매매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청문회에서 야당은 후보자 부부의 전체 재산 40억 6천만 원 가운데 83%인 35억 4천여만 원이 주식이어서 지나치게 많다면서 부당한 방식으로 주식 거래를 해서 재산을 늘린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주식 거래를 남편이 했고 자신은 명의만 빌려줬다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하는 등의 부정 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후보의 남편도 직접 나서서 주식 거래는 자신이 다 한 것이며 야당의 공격은 무리한 정치 공세라고 맞받았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자 결국 자신의 이름으로 된 6억 7천만원 어치의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과도한 주식 거래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겠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물러날 생각도 없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그럼에도 야당은 이미선 후보자의 남편에 대해서도 추가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오 변호사가 판사로 일하던 2008년 한 코스닥 업체 주식 2만 주를 사들였다 3주 만에 5천만 원의 차익을 올렸고 일주일 뒤 같은 종목을 다시 사들였다가 석달 뒤에 6천 7백만 원의 차익을 올렸다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오 변호사는 코스답 업체의 거래 정지 사실 등 내부 정보를 미리 알았다면 해당 주식을 다 팔지 않고 왜 일부만 팔았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를 바라보는 법조계 안팎의 시선이 결코 곱지만은 않아 보인다. 현직 판사는 이 후보의 주식 논란에 대해 “판사라고 주식 거래를 하지 말라는 법이나 규정이 없고 주식을 많이 보유한 사실이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직무 수행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동료 선후배 판사들이 매우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부당한 청탁을 받거나 골프 접대, 향응 등에 연루돼 품위를 손상시키는 일부 법관들이 여전히 있지만 대다수 법관들은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혹시라도 오해를 받을까봐 매우 엄격하게 자신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이 후보자의 이런 논란들은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를 도운 헌재 내부에서도 주식 논란 등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고 이 때문에 이 후보에 대한 변호나 대응에 적극 나서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이 후보 남편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물론 이미선 후보자로서는 억울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주식을 통해 재산을 증식하려는 노력 자체가 이렇게까지 비판의 대상이 될지 몰랐을 수도 있다. 야당측에서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고 정치적 공세를 편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 후보자는 스스로도 자신에 대한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렇게 말했다. “공직자로서 그동안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려고 많이 노력을 했는데 이번 기회에 제가 국민의 눈높이에,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그런 지적을 받고 많이 반성을 했습니다. 그런 지적들은 제가 겸허히 수용을 하겠습니다."  이 후보자는 결국 자신이 헌법재판관 후보자까지 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청와대는 좀 더 여론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된 부동산 거래는 전적으로 아내가 한 일이라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나 주식 투자는 모두 남편이 알아서 했다는 이미선 후보자나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발언을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집안의 중요한 일을 부인이나 남편 모르게 처리했다는 말은 그 자제가 거짓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일상을 사는 서민들에게는 납득하기도, 이해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곳으로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습을 바로 잡는 역할도 하는 등 매우 중요한 국가기관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30년간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생활 속에서 생생히 살아 숨쉬게 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는데도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로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선고한 헌법재판소야말로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의미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헌법재판관 한 명이 갖는 무게감이 그 어느때보다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경윤 기자 kychon@cho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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