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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칼럼]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기사승인 2019.04.04  0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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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간의 4가지 음식과 출세간의 5가지 음식

우리 인간은 항상 우주의 도움 속에서, 자연과 사회공동체의 혜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의식주를 비롯해 무엇 하나 외부의 도움 없이는 우리의 생존은 불가능하다. 이념도 국적도 종교도 아무 상관이 없고 누구라도 먹어야 산다. 영양이 부족하면 병에 걸려 생명을 잃기 쉽다. 이처럼 우리는 끝없이 외부로부터 에너지원을 공급받아야 유지될 수 있는 존재이다.

문제는 지나치게 먹고 감각을 즐기다 보면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괴로움을 겪게 된다는 점이다. 자연식보다 상품화된 음식물에 의존하여 갖가지 성인병을 부르거나 음식쓰레기로 귀중한 자원을 낭비하여 자연 훼손을 가속화하고 그것이 결국 인간에게 고통으로 돌아온다. 연기(緣起)의 생태적 사고에 바탕한 새로운 세계관 정립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음식물을 통한 신진대사 외에도 우리는 갖가지 정신적인 자료를 받고 또 전달하며 살아가는 열린 존재이다. 문명의 발달은 그러한 정신적인 신진대사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고 일부 부작용도 우려된다. 인터넷 발달로 지나치게 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게임 등 감각적 쾌락에 매달리다 보면 도취되어 그야말로 주체성을 상실할 위기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불교에서는 중생이 세간에 살면서 의존하는 4가지 음식을 인간식(人間食)이라고 한다. 단식(段食), 촉식(觸食), 사식(思食), 식식(識食). 단식은 신체를 유지하기 위한 음식물이고 뒤의 세 가지는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것들이다. 촉식은 감각기관이 대상을 만나 느낀 감촉, 사식은 마음으로 기억하고 상상하고 사유한 것들, 식식은 식별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식은 세간에 살면서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를 부정하면 인간의 존재 근거를 부정하는 일이 된다. 그렇다고 단순히 이에 머물러서는 진정한 행복을 이루기 어렵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출인간식(出人間食)이라 하여 출세간의 5가지 음식을 먹도록 권한다. 선식(禪食), 원식(願食), 염식(念食), 팔해탈식(八解脫食), 희식(喜食).

선식은 마음에 평화를 주는 선정을 음식으로 삼고, 원식은 깨달음과 중생구제의 원력을, 염식은 바른 알아차림에 머물러 선근을 기르는 일을, 해탈식은 해탈을, 그리고 희식은 진리의 법을 듣고 기뻐함을 각각 음식으로 삼는다. 이처럼 출인간식은 인간식에 도취되는 것을 막는 해독제와 같다고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식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예컨대 단식이라면 지나치게 많이 먹거나 낭비해서는 안되고 공양하기 전 오관게(五觀揭)에서 다짐하듯 몸을 유지하는 약으로 알아야 한다. 사명징관(沙明澄觀) 스님이 <화엄경수소연의초>에서 인간식을 출인간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시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사식⟶염식, 촉식⟶법희식과 해탈식, 식식⟶선열식, 단식⟶원식으로 각각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먹는 것 하나부터 수행 아닌 게 없다. 보고 듣고 생각하는 일체의 삶이 수행이다. 우리는 자연의 은혜에 감사하고 덕분에 얻은 에너지를 세상의 행복으로 회향하며 멋진 해탈 세계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탐진치(貪瞋痴)를 계정혜(戒定慧)로 닦아가듯 자비와 지혜의 마음을 담은 이 몸의 보리수(菩提樹)를 가꾸어 가다보면 어느덧 불보살의 법신(法身)과 만나게 되지 않을까.(끝)

김봉래 기자 kbrbud@hanmail.net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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