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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다피 망령’ 소환한 하노이, 그 후... 북·미 간극 좁힐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9.04.03  1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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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있어서 4월은 ‘정치의 계절’이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11일 제14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가 열린다. 15일은 ‘태양절’(김일성 주석의 생일)이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도 들어있다. 아울러 북·중, 북·러 수교 70주년을 맞아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도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러시아 내무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취임 후 첫 러시아 공식 방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친 러시아 행보가 부쩍 주목을 받는 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배경이 공개되면서 부터다.

하노이 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요구한 ‘빅딜’의 내용은 사실상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그러나 리비아식 모델로 가자는 건 김정은에게 있어서는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망령’을 떠올리게 하는 일이다.

카다피는 2003년 서방측 지원을 약속받고 핵 포기를 선언한다. 핵물질과 관련 기술 일체를 미국에 넘겼지만, 이후 내란이 일어났고 결국 미국이 지원한 반군에게 처참히 살해됐다. 이를 지켜본 김정은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핵무기만 있었어도 그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란 교훈을 뼈저리게 새겼을 것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길’ 구상안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평양주재 대사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비핵화 협상 등과 관련해 “우리 최고 지도부가 곧 결심을 명백히 밝힐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의 입장 발표를 사실상 예고했다.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11일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공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것이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11일, 한미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열리게 된 배경이다. ‘새로운 길’을 발표하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입을 서둘러 틀어막기 위해, 한미정상회담 후 나오게 될 대북 메시지를 기다리도록 시간을 벌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일단 ‘새로운 길’을 발표하고 나면, 북미 비핵화 협상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고 마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북 정상이 몇 달 내 다시 만나길 희망한다”며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등의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연장선상이다. 김정은이 여기에 어떻게 화답하느냐에 달려 있겠지만, 이로인해서 협상의 여지는 다시 살아난 듯 보인다. 

조금 긴 호흡으로 비핵화 협상 과정을 내다본다면, 아마도 2020년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는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게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협상 테이블에서 리비아식 모델을 요구한 배경에는 ‘선 핵폐기 후 보상’ 자체를 고수하려는 목적 보다는 미국 내 정치상황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건 이미 잘 알려진 내막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로서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자 일부러 협상을 결렬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트럼프로서는 올해 안에 승부를 보기 보다는 대선이 가까워진 시일에 북한의 핵물질을 미국으로 운반하거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하는 등의 모습을 생중계하며 확고한 승리를 견인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섰을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쇼’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트럼프는 그때 가서 보다 유연한 자세로 협상에 나오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간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트럼프는 더 이상 급할 것이 없어진 상황이고, 김정은이 러시아를 우군으로 대북제재 상황을 타계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나선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다시 이 간극을 좁히는 과제를 협상의 당사자이면서도 중재자일 수 밖에 없는 우리 정부가 부여 받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를 상대로 ‘빅 딜’ 대신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설득해내야 하고, 대북 특사를 보내 김정은의 ‘새로운 길’이란 메시지를 ‘자력갱생’으로 톤다운 시킬 수 있어야 한다.

북·미가 누구 책상 위의 핵 단추가 더 강력한지 말싸움을 벌이는 사이에서 불안해하던 상황으로 되돌아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전영신 기자 ysjeon28@hanmail.net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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