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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연간 1천억원 예산 투입

기사승인 2019.03.15  17: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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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슈 따라잡기]

● 출 연 : 조수진 뉴시스 기자

● 진 행 : 황민호 기자

● 2019년 3월 14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이슈 따라잡기

[황민호] 매주 수요일, 현재 제주도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사에 대해서 심도있게 알아보는 ‘이슈 따라잡기’, 오늘도 뉴시스 제주본부에 조수진 기자 함께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안녕하세요.

[황민호]오늘은 어떤 이슈를 준비해오셨나요?

조수진: 시작하기 전에 질문 하나 드릴까 하는데요. 오늘 출근길 어떠셨나요?

[황민호]글쎄요. 보통 때와 별다를 게 없었는데요. 오늘 특별한 일이라도 있었나요?

조수진: 특별한 일이 있을 뻔 했습니다. 제주도 사상 처음으로 버스 총파업이 벌어질 수도 있었거든요.

[황민호]아. 버스 파업 얘기였군요. 어제 오후까지만 해도 ‘이러다 정말 파업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었는데요.

조수진: 네. 파업을 결의했던 제주연합버스노동조합과 제주도, 버스회사 측이 어젯밤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협상은 어제 오후 7시부터 시작해 세 시간 넘게 진행됐습니다. 노조 측에서 파업을 예고한 시각인 자정을 두 시간도 채 남겨두지 않고 파업 계획을 철회한 건데요. 덕분에 오늘 시민들은 출근길 교통대란을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황민호]정말 극적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네요. 파업 얘기는 지난주부터 언론에 나오기 시작했었죠. 많은 분들이 주말에도 버스 파업 때문에 걱정 많이 하셨을 텐데요. 어떻게 진행이 된 건가요?

조수진: 노조 측이 파업을 예고한 것은 지난 금요일이었던 8일이었습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제주지부에 소속된 7개 버스회사 노조와 관광지 순환버스 근로자들로 구성된 제주연합버스노동조합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에 걸쳐 총파업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1303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찬성이 1245표, 반대가 50표, 무효가 2표, 기권이 6표로 찬성률이 95.6%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며 가결됐습니다. 투표 결과에 따라 8개 버스 회사 노조는 13일, 그러니까 오늘 0시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습니다.

파업에 참여하기로 한 버스 대수는 삼영교통, 금남여객, 삼화여객, 제주여객, 동진여객, 극동여객, 동서교통이 운행하는 버스 665대입니다. 관광지순환버스의 경우 파업 시 비조합원들이 투입되기로 해 운행엔 지장이 없을 예정이었습니다. 현재 제주도에서 운행 중인 전체 버스 대수가 761대인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큰 비중이죠.

[황민호]761대 중에 665대라면 열 대 중에 아홉 대 가까이 파업에 참여하는 건데. 도민들의 발이 묶일 정도인데요. 노조가 어떤 걸 요구한 건가요?

조수진: 우선 주 52시간 근무가 가능하도록 인력을 충원해 달라는 목소리가 가장 컸습니다.

작년 2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었죠. 기업별로 적용하는 시기는 차이가 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공공기관과 종업원 300명 이상의 사업장은 작년 7월부터 이미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300인이 넘더라도 육상운송업 중 노선버스의 경우 유예를 둬 올해 7월부터 적용됩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업자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노동자 한 명당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이를 채우는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거나. 아니면 줄어든 만큼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량 또는 제공량을 줄이는 겁니다. 시내버스 같은 경우 운전기사를 늘리거나 아니면 버스 운행횟수를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대중교통인 버스가 대중의 큰 불편을 가져올 수 있는 후자를 택하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고요.

[황민호]그러니까 운전 기사분들의 근로 시간을 줄이면 버스 운행 시간도 줄어들게 되는데... 운행 횟수와 시간을 지금처럼 유지하려면 시간이 비지 않을 만큼 추가로 사람을 뽑아달라고 요구한다는 거네요. 또 다른 요구사항은 어떤 게 있었었나요?

조수진: 임금 인상도 요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을 말씀드렸는데요.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임금도 줄어들게 되지 않습니까. 줄어드는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서 임금을 올해 최저임금 인상율인 10.9%에 맞춰 인상해달라는 겁니다. 또 종점마다 휴게실과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근무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황민호] 아. 글쎄요.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것까진 이해가 가는데. 과도한 업무로 인해 피로가 쌓이면 기사분 개인에게도 안 좋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니까요. 그런데 근로시간을 줄이는데 임금은 그대로 보전해 달라... 도민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 파업까지 강행한 걸 보면 사측과 협상도 순조롭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조수진: 네. 7개 버스회사로부터 사용자의 교섭권을 위임받은 제주도버스운송사업조합이 노조측과 작년 11월27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총 열한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했습니다. 교섭이 최종 결렬되자 제주도 지방노동위원회가 양 측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쟁의 조정 협의를 세 차례 진행했습니다만. 이마저도 양측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지난 6일에 열린 마지막 조정 협의에서 지방노동위원회는 “노조와 사측이 협의한 회의록이 없어 교섭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며 ‘교섭미진에 따른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습니다. 교섭 진행 과정상 부족한 점이 있으니 다시 교섭하라는 것입니다.

[황민호]그럼 최종 결정이 재교섭으로 나온 건데요. 날짜를 따져보니 다시 교섭하진 않고 노조 측이 곧바로 파업 투표에 들어간 거네요.

조수진: 네. 노조 측은 지방노동위의 최종 결정이 편파적이고 부당하다며 따르지 않았습니다.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는 “노조는 지금까지 충분한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열한차례의 교섭과 세 차례의 조정회의를 거쳤는데 교섭 미진에 따른 행정지도 결정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일엔 운영위원회를 열어 한국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13명 전원이 사퇴해 추후 제주지방노동위의 활동을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지방노동위의 각성과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황민호]사측과 노조측간 의견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군요. 그런데 제주도는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잖습니까. 사용자인 사측이 할 수 있는 게 많진 않을 것 같습니다.

조수진: 네. 말씀하신대로 제주도는 지난 2017년 8월 대중교통 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습니다. 버스 준공영제란 버스 운행은 버스회사가 그대로 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수익금을 공동 관리하고 재정 지원을 하는 제도입니다. 의사결정에 있어서 사업자의 권한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운전기사의 임금 부분은 사업자가 마음대로 올려줄 순 없습니다. 도민 세금이 들어가는 부분이라 최종적으로 제주도가 결정을 해야 합니다.

[황민호]아, 임금 얘기 나와서 말입니다만. 제주도 버스 기사분들 임금 수준은 어떤 편입니까? 다른 지역에 비해서 높다고 알고 있는데요.

조수진: 제주도 운수종사자의 2018년 기준 1년차 임금은 4300만원입니다. 전국 도 단위 지역과 비교해 제주도가 시간당 임금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또 인상률은 공무원 임금 인상 수준인 2.6%입니다. 이는 작년 임금협상을 통해 합의한 부분이구요.

제주도는 버스 준공영제 도입 후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이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6.5%입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 인상률 10.9%에 맞추려면 수십억원에 이르는 세금이 매년 더 들어가게 됩니다.

[황민호]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임금 수준이 높은 편이고. 도민의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분들인데 파업까지 간다고 하면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기가 쉽지 않았겠습니다. 제주도는 강경 대응하겠단 방침이었죠?

조수진: 네. 제주도가 강조했던 부분도 그런 부분입니다. 제주도는 연이어 버스 파업 시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원 지사는 지난 11일 종합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노사 합의를 통해 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운수종사자의 임금은 도민 주머니에서 바로 나가는 세금인만큼 파업 시에는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도는 제주지방노동위원회가 노조 측에 재교섭을 권고하는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파업 시 발생하는 재정적 부담에 대해서 가능한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무단 결행에 대해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과징금을 1회당 백만원, 1일 최대 5천만원까지 부과하겠다고도 밝혔고요.

[황민호]파업할 경우 들어가는 전세버스 비용도 만만치 않았었죠?

조수진: 네. 도에 따르면 모든 노선에 전세버스 665대를 대체 투입할 경우 하루에 3억67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황민호] 물론 그것도 다 세금인거죠. 무엇보다 버스 기사 분들의 불친절 민원도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물론 친절하신 기사분들도 많습니다만.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이번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더 컸을 것 같은데요.

조수진: 네. 사실 버스 준공영제 도입을 하면서 버스 기사의 친절도가 높아질 거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제주도 역시 운수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교육 등을 통해 나아질 거라고 홍보를 해왔습니다만. 여전히 제주도나 제주시, 서귀포시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에는 한 달에 수십 건에서 수백 건에 이르는 불친절한 버스 기사에 대한 글이 오르고 있습니다. 제목만 봐도 “무법버스 이건 아니지 않나요”, “**교통 *번 버스 정말 불친절합니다”, “*번 기사의 불친절” 등등. 예전에 비해 버스 기사분의 친절도가 향상되었는지는 아직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과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같은 문제 때문에 파업을 바라보는 여론이 긍정적이진 않았을 겁니다. 노조 측도 파업을 강행하기엔 이 부분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거구요.

[황민호]어젯밤에 나온 최종 합의안 내용도 알려주시죠.

조수진: 임금 인상률은 1.9%로 합의를 봤습니다. 도와 사측이 제시한 인상률은 올해 공무원 임금 인상률인 1.8%였습니다. 여기에 무사고 수당 월 3만원과 교육수당 지급, 또 유급휴가 1일 추가에 종점에 화장실과 휴게실을 설치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황민호]네. 버스는 서민들의 발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교통수단인데요. 시민들의 이동권까지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파업이 철회돼 정말 다행입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조수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조수진: 감사합니다.

 

이병철 기자 taiwan0812@hanmail.net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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