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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의 화쟁토론 63] “한국의 민주주의를 논한다” 최광-박명호 “민주주의가 ‘민주적’ 방식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감”

기사승인 2019.02.15  10: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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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명: 이각범의 화쟁토론
방송: 2019년 2월 15일(금) 08:00(라디오)
     TV는 다음주 (화)07:40, 22:40 (수)15:40 (금)08:30
주제: 한국의 민주주의를 논한다
진행: 이각범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
패널: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각범: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자탄이 나오는 원인은 어디에 있나?
-전문가 배제하고 일반 국민이 정부 정책 결정에 참여하면 국가 백년대계가 이른바 민주적 방식에 의해 훼손되는 것 아닌가?
-권력의 견제와 균형에 바탕인 삼권분립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나? 정부가 사법권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지 않나?
-교과서에도 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 자유 없는 민주주의란 가능한가?
-세월호 사건이 국가와 사회 위한 국민 공동의 노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민주주의 문제와 관련은?
-공동선 위한 토론이 아닌 개별 정파 이익 위한 싸움판으로 변질된 현 상황 개선 방안은?
-여론조사 통한 국가 주요정책 결정이 문제, 국가안보 마저 여론에 기대려는 경향 우려되지 않나?

최광:
-촛불 광장에서 하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아니다,,, 민의 수렴 중요한데 그 방식이 관건.
-공적 기구 외의 권한 없는 이들이 국가 중요 정책 결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거리 먼 일.
-우리나라에 강조되어야 할 가치는 민주주의보다 자유. 
-지금까지 세월호 후속 조치들은 사실상 민주주의와 무관... 대처 방식 볼 때 그런 사고 언제든 재발 가능.
-청와대 청원에 의거해 의사결정하는 방식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것, 참고는 할 수 있지만 결정에 영향 미쳐서는 안돼.
-독재 국가, 일당 독재 3대째 하는 북한을 칭송하는 일부 현상은 걱정돼

박명호: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는 전 세계적인 현상, 대의제 작동 못해 직접민주주의 요구 분출.
-대의 기능 부실로 집권 세력은 직접 대중에게 다가서려 해, 공론화위원회 등 의견 청취는  좋으나 결정까지 맡기는 건 책임 회피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극복하고자 개헌론 제기됐지만 정파적 이익 앞세우는 바람에 실패,  제도개선 노력 지속돼야.
-상대를 악의 축으로 보는 태도가 가장 큰 걸림돌, 공동의 목표 향한 다른 수단 가진 상대라는 인식 필요
-정치엘리트들이 정당 집단주의에 하수인 노릇 할 때 거리 정치는 계속 횡행할 수 밖에 없을 것.
-정당의 공천 과정에 여론조사가 반영되는 것은 지극히 한국적 현상, 정당의 무책임성 보여주는 일.

 

이각범 대한불교진흥원 이사장(이하 이각범):
안녕하십니까. 이각범의 화쟁토론 제63회 오늘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논한다는 제목으로 두 분 전문가님 모시고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던 프랑스의 석학 기소르망 교수는 한국의 사례를 볼 때 민주주의는 민주적 방식으로 무너진다는 옛날 플라톤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했습니다. 플라톤은 무너지는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보면서 민주주의는 다른 외적이 아닌 바로 민주주의가 표방하고 있는 민주적 방식에 의해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한탄했습니다. 그리고 플라톤은 네 가지 정치체제를 논했는데, 하나는 잘된 독재, 다른 하나는 잘 된 민주주의, 그리고 세 번째는 잘못된 독재와 네 번째 잘못된 민주주의, 여기에서 플라톤은 제일 좋은 제도는 잘된 독재이고 제일 나쁜 제도는 잘못된 민주주의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어디에 있는지 전문가 분들 모시고 여쭤보겠습니다.


[ 1부 ]

이각범:
오늘 이 자리에는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님, 현재 성균관대 초빙교수로 계십니다. 그리고 박명호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두 분 출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과연 어떻게 해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볼 때 민주주의는 민주적 방식으로 무너진다는 말이 실감난다, 이런 말이 나왔는지 저는 잘 모르겠는데 우리가 민주주의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있는가요? 최광 장관님.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하 최광):
예, 아마 민주주의는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기 때문에 아마 국민들 모두가 민주주의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들 생각하실 겁니다. 아까 기소르망 이야기와 플라톤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민주주의에 대해서 생각을 할 때마다 윈스턴 처칠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뭐라고 했냐하면 민주주의란 가장 나쁜 정부 형태다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모든 다른 정부 형태를 제외하면 민주주의라는 것이 이상적이고 완벽하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고 굉장히 불안정하고 굉장히 모순투성이인 정치체제입니다. 그것을 유권자인 국민과 그 국민에 의해 선출되는 지도자가 참으로 불안하고 모순투성이인 이 제도를 어떻게 하면 잘 만들어 가느냐 수없는 고민을 해야 되는데, 우리는 소위 촛불로 이야기 되고 광장민주주의 하면서 그게 바로 민주주의다, 광장민주주의 때문에 그리스 아테네가 망한 그런 거라 말입니다. 우리는 유교 사상에 의해서 민심이 천심이고 민심 천심이 곧 민주주의다 생각하는데 그거는 요순시대에 하는 이야기이고 오늘 같은 때 다수가 선거로 하는 이 민주주의 하에서는 선거를 통한 그나마도 대의민주주의를 잘 살린 것이었지 촛불 같이 광장에서 하는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전혀 아니다. 우리가 민주주의 이름을 팔지만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 국민들께서 알아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각범:
민주주의를 생각할 때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는 판단이 나올텐데, 이런 자탄이 나올 수 있는 요소가 어디 있습니까?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이하 박명호):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랄까요 아니면 의심은 사실 일어나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특히 현대민주주의가 대의제를 중심으로 진행이 되어왔기 때문에 대의제의 핵심 기제들이었던 정당이라든가 의회가 제 역할을 결국 하지 못했다는 데 대한 시민들의 분노이고 이것이 거리와 광장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고, 결국 사라졌던 직접민주주의의 요구가 분출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던 것이고, 결국 민주주의의 핵심이 선거였던 건데 선거라고 하는 게 항상 좋은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민주주의가 민주적 방식으로 무너진다는 건 바이마르 공화국이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거든요. 나치당도, 나치의 히틀러도 선거를 통해서 합법적으로 민주적인 방식으로 집권을 해서 결국 나치라는 국가주의적인 형태의 독재로 바뀐 것인데, 그렇게 보면 많은 사람들의 선택,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좋은 선택으로 이루어질 거고 이어질 거고, 그것이 좋은 정부로 이어질 것이다 라는 믿음이 현실화되기가 많이 어려워졌다고 하는 것이고, 이것을 그러면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의 문제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게 된 거고 나서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이각범:
나치의 전체 이름은 우리가 나치라고 요약해서 하는데, 국가사회주의노동당입니다.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국민 대중이 매혹할 수 있는 이름을 가지고 그야말로 국가사회주의를 한 것이죠. 그러나 그것이 실질적으로는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좋은 삶을 줬는지 그것은 결국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증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이 정부에서 원자력 발전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탈원전 정책을 밀기 위해서 일단 원자력 발전을 추진하는 전문가 집단을 원전 마피아로 매도를 하고 그래서 이 사람들은 논의에서 배제한 채 비전문가가 중심이 된 국민 일반이 주요한 정부 정책 결정에 참여한다 라고 하는 것을 공론화라는 과정으로 진행하면서 그 이름을 뭐라 그랬냐 하면 추진하는 쪽에서 우리는 민주적 방식으로 정책을 결정한다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 민주적 방식으로 정책을 결정한다고 했을 때 여기에는 전문가가 중심이 된 이론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 숙고의 과정이 없이 비민주적인, 이러한 숙의 과정이다 라고 전제한 것을 배제하고 민주적이라고 하는 모두가 한 표씩 같은 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가지고 비전문가들이 즉흥적으로 할 때 그 때에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마피아적 성격을 벗어날 수 있다고 했는데, 과연 이런 것이 민주적 방식이라고 한다면 국가의 백년대계가 민주적 방식에 의해서 크게 훼손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우려가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최광:
요점은 그 민의를 어떻게 수렴하느냐 인데, 지금 제도상으로 민의의 수렴은 국회를 통해서 하는 것입니다. 아까 사회자께서 말씀하신 전문가의 전문성에 대한 논의 이런 것도 국회 상임위원회가 있고 청문회가 있고 공청회가 있습니다. 그러면 국가에 중요한 이슈가 있으면  민의를 수렴하는 것은 국회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모든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그러고 이제 국회의원 300명이면 300명이 전문가 의견을 가지고 자기가 대표한 국민을 대표한 이런 한 사람 한 사람으로서 이것에 대해서 우리는 판단을 이렇게 한다 저렇게 한다고 결정하면 더 이상 더 나은 제도가 없지 않습니까. 어느 나라든지 그렇게 국회를 통해서 되는 거지 무슨 민의를 수렴한다 해가지고 사람 수는 국회의원 의석수를 한 300명을 모았는데 전문가도 아니고 민의를 대표하는 사람도 아니고 말씀하신대로 백년대계 국가사를 결정한다 그러면 그런다 그러면 대통령도 필요 없죠, 국회의원도 필요 없고. 그냥 매번 이슈 있을 때마다 그렇게 하면 되는데. 이게 왜 일어나느냐를 봤을 때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면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이 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보고, 민주주의 역사에서 보면 아테네에서 지금부터 2500년 전에 딱 100년만 하다가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군주정 이렇게 갔다가 미국이 독립운동을 하면서 미국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만들 거냐 고민하면서 이제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이 고민한 것은 어떻게 하면 미국이라는 나라에 다시는 독재가 안 나타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제 지금 이야기가 독재가 안 나타나게끔 했는데, 사실은 실제에서는 독재가 나타남과 다름 아닌 현상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그래서 사실 저 같은 우리 박교수님은 이제 본래 정치 과정이 전공이지만, 그런 우려 때문에 경제학자인 제가 나서가지고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이런 사태가 생긴 것 아니냐 그렇게 저는 그렇게 봅니다.

이각범:
그런데 아까 제가 민주적 방식으로 결정한다 하는 그것을 정부에서 정책 추진하는 분들이 공공연히 이야기 했는데, 그 분들은 이미 대통령 취임 2달 후에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해서 아주 장문의 발표를 하면서 거기에서 대의민주주의보다는 국민주권 시대를 열겠다고 그랬거든요. 그러면 국민주권 시대라는 것은 바로 전문가가 중심이 아닌 일반 국민 대중이 중심이 되는 그런 것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국민주권 시대라는 것과 숙의 민주주의라는 것과 이 관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습니까?

박명호:
최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국회가 제 역할을 했었으면 사실은 그렇게까지.

최광:
이번 정부는 국회한테 그런 기회를 안 줬죠.
 
박명호:
물론 안 줬지만 줬다 한들 특별히 달라졌을 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았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현 집권 세력 입장에서는 국회를 우회하는, 바로 대중에게 가는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되고, 물론 여러 가지 의사 결정 방식의 하나일 순 있는데 이것이 이제 상식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배경으로 결정을 내려야 되는 것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결정의 책임의 문제라고 하는 것이 따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위원회에서 공론화 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수는 있지만 그것을 집행하는 것에 대한 책임은 결국 정부나 대통령이 져야 되는 것인데, 그 책임을 우리가 결정하지 않은 것이라서 공론화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그 쪽으로 돌릴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따라서 정부의 의사 결정도 그렇고 뭐 많은 국회에서의 사실 의사결정도 그런 부분들이 많습니다. 자신들이 해야 될 일인데 어떤 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그 곳에서 의견을 듣는 것과 그 의견을 듣는 것을 넘어서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까지의 구별이 결국 저는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책임을 중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그런 면에서 보면 좀 책임정치의 측면에서는 좀 미흡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각범:
그러니까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책임정치의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박명호 교수님의 지적이시고 박명호 교수님 아주 요점을 말씀하셨는데,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무너진다고 하는 이러한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은 그동안에 대의민주주의를 책임졌던 우리나라의 정치 엘리트들이 잘못해온 책임도 참 크다. 그래서 대의민주주의의 대의원들이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상당히 많이 본인들이 국회에 얼마나 진출하느냐 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정치를 해와서 오늘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왜곡되게 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정치 엘리트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깊은 자성과 반성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이 정했던 적법한 절차, 다시 말하자면 법적인 절차에 의해서 된 것이지 그게 촛불 시위가 탄핵한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우리가 촛불 혁명이다, 촛불 혁명은 민심이고, 민심이 곧 천심이다, 그래서 그 모든 결정은 옳다, 이렇게 되면 정말로 민주주의가 설 땅이 협소해지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최광 교수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광:
거리에 길거리에 그게 형태는 뭐 촛불로 나타나든 태극기로 나타나든 간에 길거리에서의 외침을 통해 아니면 또 어떤 위원회를 정해가지고 정부 이런데 국민에 대해 하더라도 정부 안에도 의사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을 포함해서 장관을 포함해서 법적으로 권한이 있는데, 이 사람들을 스스로 자기의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또 위원회를 하나 만들어서 거기에서 아무런 그런 전문가 위원회지만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 해가지고 위원회라고 아까 우리 박교수님 말씀하시는 책임성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중요한 결정을 하는. 제가 말씀드립니다. 크게는 큰 구도가 어떻게 돌아가느냐 하는 것에서부터 구도 안에 조그마한 데 국가의 중요한 정책 결정에 있어서 현재 우리나라에 진행되는 것을 보면 이것은 민주주의하고는 참으로 거리가 멀다. 그래서 요점은 지금 일부이기는 해도 민주주의에 대한 정확한 본질에 대한 이해가 안 되어가지고 일어나는 현상이 오늘의 우리가 관찰한 현상이 아닌가. 그것은 이제 앞에 플라톤이 이야기 했던 윈스턴 처칠이 이야기했던 바로 그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각범:
이승만 대통령은 물론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외국 유학생이었다는 칭송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 학업을 성취했고 그리고 그 여파로 한국에 자유민주주의를 미국식 형태의 자유민주주의로 정착시키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이승만 대통령이 너무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여과 없이 한국에 이식하려고 했기 때문에 한국에 토착적인 전통이나 교양이나 양식과 맞지 않는 민주주의, 다시 말하자면 한국 사람의 몸에 맞지 않는 민주주의를 하려고 했다 이런 그 주장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볼 때 우리가 민주주의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굉장히 강조했던 삼권분립, 행정.입법.사법, 순서는 입법.사법.행정이지만요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게끔 하는 것을 민주주의의 원칙이라고 생각하고 저희 뭐 초등학교 다닐 때 무수하게 민주주의는 삼권분립이다,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다 이렇게 이제 배웠는데, 지금 삼권분립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가 너무 깊숙이 사법권에 개입하고 있다, 이런 우려와 그 다음에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서 일종의 민심이라는 것을 빌미로 대중이 사법부의 판단에 직접 개입하려는 그런 경향이 있다, 여기에 민주주의의 위험성이 있다 이렇게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박명호:
사실 삼권분립, 이승만 대통령 본인도 삼권분립을 뭐 옹호했을는지 모르지만 완벽하게 준수하지는 못한 편이죠

이각범:
네 그렇죠.

박명호:
또 우리 문화적 전통이 역사적인 배경이 사실은 입법.사법.행정의 동등한 권력의 분립을 실현하기에는 아직까지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고 특히 대통령의 권한이, 권력이 다른 사법부나 입법부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강력했던 게 지금까지의 우리 어떻게 보면 역사적 경험이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표현했던 부분들이 이제 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보다 충실한 쪽으로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측면에서 개헌론이 제기되었던 것인데,

이각범:
지금 박명호 교수님 말씀하시는 데서 이승만 대통령도 삼권분립을 주창하신 분이지만 삼권분립에 대해서 본인도 어긴 것이 많다고 하신 주장은 그건 입법부에 대한 태도는 확실히 맞는 것 같습니다. 국회에 대해서 사사오입 개헌이라든지 이런 것을 하게 했던 것은 잘못된 것이고, 그러나 한 가지 확실했던 것은 사법부의 독립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본인에게 불리한 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준수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삼권분립에 대해서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다 이렇게 평가를 했던 것이고요, 박명호 교수님이 지적하신 이승만 대통령이 삼권분립 체제를 우리나라에 가져오고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식시키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이승만 대통령도 그거를 완벽하게 지키지 못했다는 주장은 그거는 역사적으로 옳은 주장입니다.

박명호:
따라서 삼권분립에 또는 권력의 견제와 균형에 보다 충실하게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 뭐 촛불 민심이 가져다 준 어떤 시대적인 요구 중의 하나였지만 그것이 개헌으로 이어지지 못해서 제도적인 완성을 이루지는 못한 것 같고, 또 그것은 아무래도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다른 여러 정파들의 그 계산이 이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아마 현 정부 임기 내에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 또 그와 연동해서 국회의원 선거제도도 보다 비례성을 강화하는 쪽으로의 제도개선 요구가 존재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 라고 하는 부분에서 보면 회의적인 시각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되고요. 따라서 삼권분립은 물론이고 권력의 견제와 균형에 무엇보다 충실하게 하고자 하는 제도적인 노력은 앞으로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최광:
지금 엄밀하게 삼권이 분립되어 있는데, 여당은 국회가 여야가 합쳐가지고 행정부를 견제해야 되는데 그렇게 되고 있지 않다 이 말입니다. 본래 취지는 국회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게 되어 있는데, 여당은 그냥 행정부하고 같이 놀고 야당만 견제하는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있고, 검찰하고 검찰청사하고 법원청사하고 우리나라 어딜 가도 나란히 있습니다 이게. 판사하고 검사가 대학도 동창이고 뭐 옆에 건물도 바로 맨날 밥 먹고 그래가지고 무슨 법의 집행이 원래 취지가 입법부.행정부.사법부가 완벽하게 분리가 되어야 한다는 그 취지가 이 조그만한 건물, 아마 다른 일본은 모르겠는데 다른 어느 나라에도 아마 검찰청사와 법원청사가 나란히 붙어있는 나라가 없을 겁니다. 이 자체가 굉장히 저는 사법부와 행정부의 관계에서 구조적인 문제라고. 그걸 가지고 과연 재판이 공정하게 되는지 저는 맨날 법원청사 검찰청사 지나가면서 고심을 했었습니다.

이각범:
우리가 또 고심해야 될 것은 뭐냐하면 아까 우리 박명호 교수님 개헌 말씀하셨는데 정부와 여당이 주체가 되어서 추진한 그 개헌에서 특히 자유민주주의라고 기술된 부분에서 자유를 빼고 그냥 민주주의라고 하려는 시도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옛날에는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해서 맹렬하게 비난하더니 지금은 국정이라는 이름도 붙이지 않고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들면서 거기에도 자유라는 개념을 뺀 민주주의를 넣고 있는데, 자유 없는 민주주의는 가능한 것입니까?

박명호: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요. 개헌론을 제기하면서 자유를 제외한 민주주의 때문에 한 번 논란이 있었고요, 그 이후에 다양한 제도개선책들을 제시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기는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개헌은 불가능해진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되고, 당시에도 핵심은 결국 정부 여당 쪽은 대통령제를 중심으로 한 권력구조를 선호했던 것이었고, 야권에서는 상대적으로 권력분산형 내각제라든가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지향하면서 서로 지향점이 달랐던 것들이 개헌 실패로 이어졌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결국엔 정치적으로 어떤 게 더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를 판단한 것이지 어떤 게 더 우리 민주주의의 발전이나 한국 정치의 발전에 도움이 될 지는 생각한 것은 아니지 않나. 따라서 정파적인 이익을 국가적 이익에 앞서서 놓고 판단한 것에 있어서는 여야가 뭐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최광:
우리나라에 사실 강조되어야 될 가장 중요한 가치는 민주주의가 아니고 자유입니다. 자유가 가장 강조되어야 되는데 지금 현 정부가 국민들한테 나쁘게 주는 이미지의 상당 부분이 현 집권층이 자유에 대한 의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자꾸 민주주의만 내세우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제가 인도하고 홍콩의 사례를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민주주의를 하면서 자유를 제한하는 인도와 어느 정도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 상태에 가까운 정치형태이나 경제활동에서는 거의 완벽한 자유가 주어지는 홍콩을 비교하면 이 중에 선택하라 하면 저는 당연히 홍콩을 선택합니다. 결국 우리가 민주주의를 하고 시장경제를 하는 그 목적인 국민을 잘 살게 하고 개개인의 창의가 완벽하게 발휘되게 해주는 것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국가의 목적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나라의 많은 분들이 민주주의에 미쳐 있으면서도 자유에 대해서는 개념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민주주의를 주장하려면 그 전에 자유에 대한 주장이 가치를 국민들이 먼저 인식해야만 민주주의가 성숙이 되는 것이지 자유에 대한 개념이 없이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는 굉장히 잘못된 길로 갈 수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각범:
J.S.밀의 <자유론>을 보면 자유란 나의 자유를 위하여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것이다 라고 했습니다. 그 얘기는 뭐냐하면 자유란 이 공동체 공화의 기반 위에서 성립하는 것이지 한 사람이 일방적인 나의 자유다 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민주주의의 상대성이 나옵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이 틀릴 수도 있다 라고 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민주주의가 나오는 것인데, 내가 주장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옳고 절대적인 선이고 다른 사람은 마피아고 이것은 적폐다 라고 규정하는 순간에 자유에 가장 기본인 나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남의 자유는 무시하는 그러한 상대성의 원리가 무너진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란 잘된 독재를 이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인류가 선택한 차선의 좋은 제도이지 민주주의는 지고지순의 제도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민주주의를 지고지순이라고 놓는 순간에 사실은 거기에 독재의 씨앗이 잉태되고 있다 라고 하는 점에서 국민주권을 논의할 때 저는 이것이 서로 다른 정파가 토론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제3의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그런 상대적인 상호 존중과 인정에 기반이 없는 위험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박명호 교수님 어떻습니까?

박명호:
지금도 뭐 여야의 대립은 각자의 선(善)을 우리의 선으로 독점하는 데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선이고 전부 나머지는 악의 축들이기 때문에 거의 타도의 대상이고 박멸의 대상이지 타협과 논의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하지 않나 생각이 들고요, 그게 우리 정치의 수준을, 특히 의회 정치의 수준을 높이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닌가 생각이 되고 그 과정에서 역시 다른 어떤 것들보다도 국회의원 300명이 개별적인 자율성을 갖는 거라고 하기보다는 정당이라고 하는 집단에 매몰되어서 정당 집단주의에 심하게 표현하면 하수인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의회에서의 또는 정당정치에서의 대립과 반목과 교착의 정치를 계속 만들어내는 악순환의 고리가 아닌가 생각이 되고요, 그런 면에서 대의제의 핵심 기제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한에 있어서는 결과적으로 권력자가 바로 대중으로 가려고 하는 유혹과 또 거리의 정치는 계속해서 횡행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고 그걸 어떤 정치 그룹이 출구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서 어느 날 갑자기 아주 극좌적이거나 극우적인 형태로 형태의 정당으로 제도권 정치로 갑작스럽게 진입하는, 그래서 전체적인 정치판 자체의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2부 ]

이각범:
지난번 세월호 사건 났을 때 이 사건에 대해서 우리나라에서 아주 주요한 식자들은 세월호 사건은 국가와 사회의 공동 침몰이다 이렇게 규정하신 분도 있고 이 주장은 전에 환경부 장관을 지냈던 윤여준 선생의 말씀이었고, 또 어떤 교수는 세월호 사건은 제도와 윤리의 공동 침몰이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이것은 다시 말하자면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정치, 경제, 사회의 각종 제도와 이것을 행하는 국민들의 의식행위 전체가 한 번 세월호라는 것을 계기로 해서 재점검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된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월호를 우리가 정말 그 안타까운 학생들의 죽음을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이 문제가 많은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계기로 삼는 것이 희생된 학생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될텐데, 안타깝게도 세월호는 물론 정부가 잘못했지만 정부 잘못했다고 하는 그 매도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국가와 사회를 건지기 위한 국민의 공동 노력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는데 저는 여기에도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뭐냐하면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그 민주주의에 기반이 되는 나라와 사회를 같이 건지고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기반이 되어야 되는데 이것을 너무 정파적으로 상대편을 우리 박명호 교수님이 적대적인 공격이라고 하셨는데 그런 쪽으로 유도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최광:
저는 우리 전체 사회 구성원들하고 국가의 제도가 어떻게 돌아가고 누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이것을 지금까지 나온 결론, 지금까지 나온 후속조치로서는 저는 이것은 사실 민주주의하고 아무 관계가 없는 거에요. 적어도 우리가 각자의 삶을 하고 공동체의 삶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고를 두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제가 보기에는 우리 교육 수준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와 있는데 다음번에 세월호 같은 사건 또 날거라고요. 이미 난 곳도 있지 않습니까. 민주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 지금 세상이 나라보다 지도자가 이상한 지도자가 나오는 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 아는 거지만, 그러나 사고에 대해서 대처하는 것으로 놓고 봤을 때 과연 세월호 같은, 세월호보다 더 큰 사고가 났는데도 우리와 같이 대응하는 나라가 후진국에도 있냐 이런 얘기죠.

이각범:
제가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국가 사회 시스템인데 그 시스템의 문제를 천착해서 그러한 사고를 당했으면 똑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텐데, 이것이 지나치게 정파적으로 이용이 되어서 기본적인 사고 재발 방지보다는 한 정파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쓰여서 그 안타까운 청소년들의 죽음이 제 값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안타까운 겁니다. 그 많은 희생이 보다 더 고귀한 가치의 발현으로 이어지면 좋겠다 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런 그 사건들 당할 때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 속에서 아까 박명호 교수님 말씀하셨듯이 국가나 사회의 어떤 그런 공동선을 향해서 토론하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미덕인데 이게 개별 정파나 이들의 그 치고 박는 이런 싸움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방지할 수 있겠습니까?

박명호:
잘 뽑아야 되는데요 그래서. 왜냐하면 엘리트들 대부분 선출로 저희가 뽑기 때문에. 잘 뽑아야 되는데 잘못 뽑았다는 얘기밖에 안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정치 엘리트들이 사익이나 집단적인 것 보다는 공익을 앞세워야 된다 라는 거고 두 개가 충돌했을 때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되는 거고 그 선택의 대상은 공익이고 공공성이어야 된다는 것인데, 아직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앞서 최광 교수님 지적하신대로 입법.사법.행정이 삼권 분립이 되어 있으면 입법부에 소속되어 있는 것은 여당에 있든 야당에 있든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여당 소속 의원으로서의 직무가 우선되는 거거든요. 이번 정부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여태까지 모든 정부에서 그렇게 해왔던 거고 그러다보니까 항상 정부여당과 야당이 대립하는 거고 의회는 항상 교착되고 진전되지 못하는 장소가 되어 왔던 것이고 국민의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그러니까 여기서부터 바뀌게 되면 여와 야라고 하는 것이 서로 상대방의 반대편에서 자기를 보는 것이지만 공동의 목표를 향한 다른 수단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고 개인이라고 하는 전제가 되면 그 안에서 어떤 공공선, 공동선이 찾아지고 실현돼 나갈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거기까지 우리가 가지 못한 정치권이 이런 우리 민주주의의 위기를 지속시키는 것이 아닌가, 심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각범:
최광 교수님은 최근에 발표하신 문화일보의 칼럼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민낯이라고 할까요 참 우려스러운 부분이 너무 여론조사에 의존해서 국가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이 여론조사가 마치 모든 대의기관의 상위에 있는 것처럼 행사하고 있다 이렇게 보셨는데, 세계에서도 이 여론조사라는 게 상당히 많은 부분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우리나라에서 유독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까?

최광:
결국 민주주의라는 틀 안에 제도 안에 여론조사의 역할이 무엇이냐에 대해서 인식이 잘못되었는데, 그것은 아마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무지라면 너무 과하지만 제도에 대한 인식이 없는 데서 나오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국민이 주인인 방식으로 국가를 끌고 가겠다 그러면 아마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목적을 달성하는 확실한 방법은 안건마다 전부 여론조사를 하면 될 겁니다. 그래가지고 그대로 여론조사 해서 찬반을 해서 많은 쪽으로 가면 될 겁니다. 그러면 만약에 그렇게 가게 되면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대통령도 필요 없고 국회도 필요 없고 아무도 필요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현실적으로 삼권 분립 해놓고 공적 기구가 다 있는데, 여론조사를 통해서 어떤 정책에 대해 가부를 한다고 하는 것은 그것은 민주주의, 더 말씀드리면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전연 안 된 거라고 생각을 하고, 특히 청와대에 청원을 청원의 수를 가지고 무슨 정책에 대해서 조사를 할 거다 하고 20만이 넘으면 정부가 그것에 대해서 들여다본다고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세계 어느 나라에서 그렇게 합니까. 똑같은 민주주의를 우리나라에서 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청와대 청원을 가지고 말하자면 대통령실의 청원을 가지고 일부 있다고 하면 참고로 하지 그게 어떤 책임을 지고 국가를 끌고 가는 사람들의 의사 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그래서 우리는 왜 민주주의도 그렇고 이런 것도 전부 우리의 특유한, 다른 나라에서는 똑같은 데에서는 전혀 안 하는 걸 무슨 새로운 게 이게 오히려 본질이라고 이렇게 주장을 왜 하는지 저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이해를 못 하고 있습니다.

이각범:
이번에 드루킹 사건에서도 나타났지만 그 여론이라는 것이 굉장히 여러 가지 조작 기법에 의해서 실질적으로 조작이 되고 있는데 여론 조사가 정치를 좌우하는...

박명호:
지극히 한국화된 현상 아닌가 싶습니다. 2002년도에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를 여론조사로 하면서부터 여론조사가 정당의 공천 과정에 결정적인 요소로 개입을 하게 되었고요. 지금 2월 말에 할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도 여론조사가 30%가 반영이 되는데 70%가 반영되는 당내 투표 비중보다 훨씬 한 표의 가치가 높게 책정이 되는 거거든요. 이번의 경우에는 여론조사 결과가 대세를 좌우하지는 않겠지만 2007년 당시 한나라당 경선 같은 경우에는 여론 조사 결과가 대세를 가른 적도 있기 때문에 마치 여론조사를 반영해야만 공식 후보를 제대로 추천하는 것처럼 인식되어 온 게 문제이고 이걸 수출까지 한 번 한 적 있거든요. 러시아인가 하고 대만에서 한 정당이 여론조사를 자신들의 공천 과정에 사용한 적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거의 유례를 찾기 어려운 한국적 현상이 아닌가 싶고, 어떻게 보면 정당의 무책임성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그렇고 공천 과정에서도 그렇고 정작 책임져야 할 주체가 그 주체로서의 역할에 보다 충실한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각범:
여론조사에 의해서 정책이 결정될 때 아까 원전 정책 그것도 하나의 사례가 되겠지만, 이게 앞으로 70년을 바라봐야 되는 에너지 정책이거든요. 그런데 원전에 대해서도 작년 이맘 때에 원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라고 했을 때는 상당히 그 반대가 많았는데 지난 1년 동안에 여러 논의 과정을 통하면서 이제는 찬성 반대, 원전은 현실적으로 유지해야 된다는 쪽이 오히려 더 많은 그런 결과를 보면서 한 때 국민의 감정으로 정책을 결정했다가 그게 장기간으로 손해를 보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국가의 기본 정책은 여론조사에 의해서 정한다는 것이 참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 전공하시는 박교수님은 어떻습니까?

박명호:
정치학자들 대부분도 정당의 공천 과정에 특히 여론조사가 많은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정적입니다. 정당의 무책임성을 보여주는 극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정당이 스스로 정하고 판단할 문제이지 그걸 국민을 끌어들여서 책임을 같이 하자고 하는 무책임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각범:
네 그렇군요. 그러니까 지금 여론조사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책임 전가의 성격도 있다, 또 여론 조사에 대해서 자신 있는 분들은 그것을 통해서 단기적 이미지 고양이나 이런 걸 통해서 자신들의 입지를 높이는 그런 경향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저는 특히 여론조사 등등이 곤란한 것은 예를 들어서 우리가 지금 현재 남북간의 평화를 향한 노력이 굉장히 많이 있는데, 평화를 향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보다 많은 대화를 촉구하고 교섭을 하고 하는 것은 우리가 좀 좋은 현상으로 받아들이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국가 안보도 이 여론에 의해서 좌우하려고 하는 그런 경향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국민이 누구나 져야 되는 현 상태에 있어서의 복무 기간, 의무 복무기간 이런 것도 여론에 맡기면,

최광:
아무도 군에 안 가겠죠.

이각범:
네 그런 경향이 있을 수 있지 않는가 하는 우려도 있구요, 그리고 흔히들 평화를 추구하되 다만 국가 안보를 상대방의 선의에 의존하지 마라 하는 것은 아주 역사적인 금언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남북간에 있어서 평화를 촉진하면 촉진할수록 우리의 국가 안보는 보다 더 튼튼한 기반 위에서 동맹을 강화하고 안보를 강화하고 함으로써 그 평화의 집을 튼튼한 기반 위에서 지을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이 자체도 굉장히 국민의 여론을 생각하면서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하는 점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최광:
민주주의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지만  우리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과연 대한민국 일부이기는 해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진짜 하고자 하는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라고 자신 있게 내세우면서 어떻게 독재 국가, 일당 독재를 그것도 3대에 걸쳐서 하는 북한을 찬양하는 현상이 일부이긴 해도 길거리에서 이렇게 빈번하게 나오는지 저는 참으로 걱정이 됩니다.

이각범:
그리고 우리가 받고 있는 복지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복지는 그야말로 귀한 돈이기 때문에 아껴서 써야 되고 잘 써야 됩니다.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만나서 많은 빈곤 탈출의 요구가 있고 그것에 의해서 어려운 형편에 있는 분들에게 적절하게 복지를 확대한다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 중 하나인데, 문제는 이렇게 아껴서 쓰고 긴요할 때 쓰는 복지를 무상복지라는 이름으로 아무런 구분 없이 마구잡이로 허비한다면 그러면 정말 복지 혜택을 받아야 될 절실한 입장에 있는 국민들은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을 살펴봐야 되는데 여론으로 보면은 그냥 무상복지는 좋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명호:
여론으로 물어보면 당연히 그런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요, 통일이나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여론은 상황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좋아지면 상당히 호의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가 되면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경우들이 많은데, 현실적 문제로 들어가면 예를 들면 통일 비용을 부담할 용의가 있겠느냐 라고 하는 문제들을 보면 관련한 여론조사들을 보면 대단히 현실적인 판단들이 많습니다. 특히 젊을수록 아마 통일 비용에 대한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세대일수록 굳이 내가 그런 부담까지 해야 되느냐 하는 현실적인 인식도 존재하는 걸 보면 상당히 휘발성이 좀 아직은 강한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보면 유동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각범:
국민들 자신에게 아주 합리적이고 지고지순의 판단을 하라고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지식 있고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생활 관리조차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못 하는데 모든 국민들이 당장 편하고 당장 혜택이 오는 것을 좋아하지 장기적으로 내가 생애 기간 동안에 얼마를 부담해야 되느냐에 대해서까지는 생각을 못하거든요. 그런데 여론조사라는 것은 항상 단기적인 혜택을 가지고 하기 때문에 왜곡된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내셨기 때문에 최광 전 장관에게 한 번 여쭤보고 싶은데 지금 국민연금의 장기지속성에 대해서 위기의식이 굉장히 높아가고 작년에도 17조원의 연금 손실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 국민연금은 상당히 문제가 되는 것 아닙니까?

최광:
결론을 간단하게 하면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두 가지를 해야 되는데 하나는 지금 저부담 고혜택의 제도를 중부담 중혜택으로 바꾸면 됩니다. 그것은 국회에서 보험율하고 수급연령하고 소득대체율만 조정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고 걱정할 필요 전혀 없고요. 그리고 앞으로 시간이 60년, 50년 더 남았습니다, 그 동안에 하면 되는 거에요.

이각범:
제가 여쭤보는 건 국회가 과연 정치적 부담을 안고 중부담을 할 수 있겠느냐, 이 민주적 제도에서...

최광:
저는 그 시점에 가면 다른 선택이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하고 그 다음에 이제 기금운용에서 몇 십조 작년에 이제 손실이 난 기본적인 원인이 작년에 우리 경제가 문제가 되어가지고 작년 초에 2500대였던 주가가 2000대로 떨어졌습니다. 그것은 누가 봐도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그렇게 해서 뭐 아마 다시 계산하면 지금 17조가 아니고 10조 정도 이렇게 나올텐데, 그래서 투자라는 것은 항상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고 또 손해를 보는 해도 있고 이익을 보는 해도 있고 손해를 보는 투자가 있고 이익을 보는 투자가 있기 때문에. 그러나 기본적으로 보면 지난 20년 동안에 한 6% 정도의 평균 수익률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잘 한 거에요.

이각범:
그런데 작년 경우에 기금운용관리 본부장이 오랫동안 공석이지 않았습니까?

최광:
그것은 본부장이 있고 없고에 상관이 없이 외부 누가 와도 그 본부장이 명장이 세계적 명장이 앉아 있다고 하더라도 작년의 경우는 국내 주가가 정부의 정책 잘못으로 2500에서 2000으로 떨어진 거에요. 그것을 놓고는 기금운용 본부장이 세계에서 최고로 잘하는 사람을 갖다 놔도 그것은 대책이 없는 겁니다.

이각범:
그건 기금운용관리본부의 문제가 아니라,

최광:
외부에서 주어진 경제 여건에 의해서 발생한 겁니다.

이각범:
정부의 기본적인 경제 정책의 잘못으로 경제 여건이 아주 나빠졌기 때문에,

최광:
그렇죠. 작년의 손실은 그렇습니다.

이각범:
그렇게 이해를 해야 되겠군요. 네, 이와 같이 우리가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 다시 말하자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해야 되는데 이걸 너무 광장민주주의 내지는 국민주권이라고 하는 직접민주주의의 강화라는 형태를 통해서 한국민주주의의 미래가 우리 국가의 미래에 굉장히 큰 문제를 던지고 있다 하는 점에서 오늘 두 분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오늘 이각범의 화쟁토론 제 63회 한국의 민주주의를 논한다는 제목으로 최광 전 보건복지부장관님과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님 나오셔서 귀한 고견을 들려주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또다시 문명사적 대전환기에 있습니다. 19세기 서세동점의 시대에 우리가 안타깝게도 쇄국정치를 하고 세도정치에 의해서 폐쇄의 정치, 폐쇄의 나라 운영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남의 나라 식민지로 전락을 했는데, 이제 우리가 너무 좁은 한반도에 모든 명운을 걸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문명사적인 변화를 향해서 우리 모두가 함께 슬기롭게 나아가기 위해서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시청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끝)

김봉래 기자 kbrbu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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