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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화 탄생 배경은 꽃을 꺾는 것도 살생으로 여겼기 때문”

기사승인 2018.12.11  13: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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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오늘의 이슈

● 출 연 : 석용 스님 (천태종 제주시 문강사, 서귀포시 해운사 주지)

● 진 행 : 장수연 아나운서

● 2018년 12월 11일 제주BBS ‘아침저널 제주, 이선화입니다’

(제주FM 94.9MHz 서귀포FM 100.5MHz)

● 코너명 : 오늘의 이슈

[장수연] “꽃”, 다들 좋아하시죠? 불교의식에도 참 많이 쓰입니다. 지금이야 원예기술이 발달하고 비닐하우스가 있어서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한 철만 볼 수 있어서더 귀했는데요,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종이꽃을 만들어서 중요한 행사 때면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져가는 문화 중 하나가 되어버린 지화, 오늘은 유네스코 중요무형문화재 제 50호 영산재 장엄이수자이며 천태종 제주 문강사와 서귀포 해운사 주지 석용스님 모시고, 영원히 지지 않는 꽃 ’지화‘에 관한 이야기 나누 보겠습니다.

[장수연]스님, 안녕하십니까~ 전시회가 얼마 안 남은걸로 알고 있는데 바쁘시죠?

[석용스님]12월 15일부터 19일까지인데 제주도문예회관 제3전시실에서 열리게 됩니다.

[장수연] 전통지화 특별전? 지화라고 하면 종이꽃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러나 이를 직접 보지 않으면 종이꽃인지, 생화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한국전통지화보존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계시지만 유네스코 중요문화제 제 50호 영산재 장엄전통지화부문이수자,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 63호 지화장 보유자, 지화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 받고 계신데, 언제부터 지화를 만드셨어요?

[석용스님]제가 하게 된 것은 1982년도 구인사에 들어가면서 연등을 만들기 위해서 입니다. 연등에 들어가는 철사를 구부려가지고 그것으로 접어서 주름을 만듭니다. 그것이 시작입니다. 처음에는 해야 한다고 해서 열심히 했을 뿐이고, 만들다보니 평생 지화의 외길 인생을 살아온 것입니다. 40여년이 다 되어 갑니다.

[장수연]작업과정이 정말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알고 있는데 저는 연잎을 빚을 때 한 송이 한 송이 손에 물들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리고 30분하면 허리가 아픈데요. 꽃 한송이 완성하는데 얼마나 걸리나요.

[석용스님]한 6개월 정도 걸립니다. 빨리 하면은 3일 정도 만들 수도 있지만 염색을 하고 숙성을 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또 사계절에 맞는 색상을 고르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예를 들어 쑥의 경우 봄에 밖에 안 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있고요. 전통방식이면서 한지를 갖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때문에 그것을 재단을 하고 천연염색해서 칼을 가지고 주름을 만드는 등을 통해 작품으로 승화되는 게 지화입니다. 

어떤 분들은 저, 주름 종이를 어디서 파느냐고 묻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면 누구나 다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장수연]그냥 봤을 때는 '아! 예쁘다'라고 넘길 수 있겠지만 그 밑에 바치는 시간과 노력은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화보다는 탱화에 보면 손에 들고 있는 꽃 장식을 하는데요. 불교에서 꽃의 중요한 의미를 설명 부탁드립니다.

[석용스님]불교에서 지화는 빼놓을 수 없는 꽃이고요. 부처님 재세시 부처님이 가섭존자에게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을 염화미소라고 합니다. 최초의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의미고요. 지화가 왜 생겼냐하면요? 꽃을 자주 꺾는 것도 살생으로 본 것입니다.

그리고 생화는 2~3일 밖에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화를 사용한 것은 봄, 여름, 가을에는 생화를 볼 수 있지만 겨울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화의 역사는 고려시대부터라고 하는데 확실하게 문헌상에 남아있는 것은 없습니다. 감로탱화에서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1912년 스웨덴에 한 작가가 만든 아이코리아, 즉 본 코리아에서 한국의 풍물을 찍어서 올려놨는데 그곳에 지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덴마크 소재 사찰에 주지를 맡았을 때 그 옆나라였기 때문에 책을 구해서 본 적이 있습니다.

[장수연]감로탱화에만 지화가 남아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지화를 많이 복원했다고 들었어요. 어느 정도 복원 작업이 이뤄지고 있나요?

[석용스님] 복원 작업은 1989년도에 작품들입니다. 문헌상에 나와 있는 감로탱화가 우리나라에 있지 않고 일본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 감로탱화에 나오는 꽃은 불이문이라고 해서 '승속이 둘이 아니다' 꽃은 부처님도 중생도 볼 수 있는 양 사방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990년도에는 앞으로만 바뀌고 있습니다. 변형된 것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장수연]지화 전시회를 많이 하셨는데요. 얼마나 많이 하셨느지요?

[석용스님]소소한 것까지 다 합치면 엄청나게 많고요. 2004년에는 단체전을 시작했고요. 개인전은 2008년부터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3천여 송이를 전시했고, 작업은 1년을 준비했습니다.

[장수연]처음 전시회를 했을 때 대중의 반응은 어떻든가요?

[석용스님]대중의 반응은 소위 다 하는 건데 뭐 볼 게 있다고 했지만 보고 나서는 많이 놀랐지요. 주름 접는 디테일이나 모든 것이 섬세하게 만들어진 그 과정 때문에 그 과정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면서도 신기해 하셨죠.

[장수연]스님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비용은 어떻게?

[석용스님]비용은 종단에서 지원을 해 줬지요. 구인사에서 영산재를 맡아서 한지가 1990부터입니다. 윤달이 든 때는 항상 했습니다. 구인사에서 했고, 지방까지 했으니 어마어마한 것이지요.

[장수연]말씀을 듣고 보니 지화가 과거의 것을 재현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 불교의식의 살아있는 요소로서 활동하게 만드는 거잖아요. 그러니 더욱 생생한데요.

[석용스님]영산재뿐만 아니라 수륙재, 49재 등에서도 사용하는데 지금은 모든 비용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예전에는 다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하우스에서 생화가 언제든지 나오면서 지금은 모두가 놓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궁중에서도 사용했지만 불교, 민속, 상가, 혼례 등 그렇지만 거의 사라졌습니다.

[장수연]플라스틱 꽃이라든지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구입이 가능하면서 정성이 깃든 지화가 사라지고 있지만 40년 외길 인생의 스님이 계시기 때문에 전통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영산재가 유네스코 지정은 태고종이거든요. 태고종 전통 지화 장엄에 보유자가 되셨어요. 어떤 인연이 있으신가요?

[석용스님]지화를 하다보니 이제는 정식으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장엄보유자 태고종 스님이 계셨어요. 처음에는 아니었지만 1984년 구인사 영산재에 그 스님이 오셔서 그 해에 문화재가 되십니다. 그 인연으로 해서 배우게 됐습니다.

또 범패를 이수 하면서 하다보니 영산재 장엄이수자가 됐습니다.

[장수연]장엄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장엄에 대해 말해주세요.

[석용스님]장엄이라면 지화는 일부분입니다. 행사장에 가보면 ‘저기 너무 장엄하네’라고 표현한는데 행사의 모든 장식들이 모두 장엄입니다.

[장수연]지금까지 지화 장엄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게 있으시다면?

[석용스님]구인사에 영산재를 복원하고 최초로 했을 때 내가 부처님에 올리는 공양을 올렸을 때입니다. 힘들었지만 하나의 고행이면서 예술이라고 말했는데. 만드는 과정이 고행입니다. 만들어 놓고 보면 모든 이들이 환희심을 갖고 보기 때문에 고행과 수행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장수연]어리석은 질문이 될지 모르지만 고정된 자세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건강은 어떠신지요?

[석용스님]한 동장으로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손목이나 손가락이 시큰거리는 게 있고요. 한지 특성상 먼지가 많이 날리는데 눈이 따끔거리기도 합니다.

[앵커] 스님 이번에 몇 점 정도 전시를 하는지요. 관객들이 어떤 점을 보고 봐야 하는지요?

[석용스님]30여점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양은 많습니다. 만드는 꽃은 보시는 순간 ‘그냥~ 와’하고 감탄을 하시게 될 겁니다. 저는 그런 분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고요. 

[장수연]오늘은 꽃 만드는 남자, 석용스님 모시고 영원히 지지 않는 꽃, ’지화‘에 관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스님, 바쁘신데 함께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병철 기자 taiwan0812@hanmail.net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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