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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윤의 세상살이] 소수자들을 위한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

기사승인 2018.11.19  0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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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만에 영화관에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경험을 했다. 영국의 전설적 그룹 ‘퀸’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기가 많은 록 그룹 ‘퀸’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대형 스크린에서 만나는 즐거움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펼쳐진 아프리카 주민 돕기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은 1985년 당시의 공연장에 직접 와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주연 배우는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동작 하나 하나를 똑같이 재연했고 소품들까지도 똑같이 배치해 보는 이들에게 최대치의 몰입감을 선사했다. 80년대에 퀸의 음악을 듣고 자란 필자는 1991년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의 열창을 눈과 귀로 보고 들으면서 가슴이 울컥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영국의 수퍼밴드 ‘퀸’의 노래들은 영화 개봉과 함께 다시 전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 여러 곡들이 다시 음악 차트에 등장하고 재평가 움직임도 활발하다.  시대를 역주행하는 그룹 퀸은 일반적인 록그룹이나 가수들과는 몇가지 차이점을 갖고 있다. 우선 이들은 일반적인 사회의 기준으로 볼 때 엘리트에 속하는 부류들이었다. 프레디 머큐리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천체물리학 박사 출신이다. 꽃미남 드러머 로저 테일러는 치의대 학생 시절 그룹 퀸에 합류했고 베이시스트 존 디컨은 전자공학도였다. 선배 그룹인 비틀즈의 멤버들이 외항선원, 목화재배상, 버스 기사의 아들로서 전형적인 노동자 계급 출신이었다는 사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만약 이들이 그룹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세계적인 물리학자,치과의사 등이 돼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들의 음악은 하나의 범주로 규정하기 어려운 다양성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곡이 바로 ‘보헤미안 랩소디’이다. 아카펠라로 시작해 웅장한 오페라로 이어지는 곡의 전개는 현란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평론가들은 퀸의 음악에 대해 여러 장르가 뒤섞여 정체가 불분명하다면서 비틀즈나 레드제플린 등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퀸의 노래들은 오늘날 다른 어떤 그룹의 곡들보다도 강한 생명력과 대중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룹 퀸의 기둥이었던 프레디 머큐리는 강렬한 외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도 출신의 이민자 집안에서 성장했다. 지금의 탄자니아 땅인 아프리카 잔지바르(당시 영국령)에서 태어나 조로아스터교를 믿는 부모 아래서 교육을 받았고 18살에 영국에 정착했다. 더욱이 프레디는 성적 소수자, 즉 양성애자이기도 했다. 프레디 머큐리는 자신을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을 이겨내기 위해 더욱 음악에만 몰두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프레디는 자신의 콤플렉스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대중의 열광 속에서도 지독한 외로움을 견디지 못했던 것 같다. 자신의 사생활을 파헤치려는 매스컴에 과민 반응을 보였고 에이즈에 걸려 투병중이라는 사실도 끝까지 비밀에 부쳤다가 사망 하루전에 이를 공식 발표했다. 4옥타브 반을 넘나드는 세계 최고의 보컬리스트이자 대중음악계의 슈퍼 스타였지만 프레디는 고독과 우울,차별 등으로 얼룩진 45년간의 인생을 살다간 나약한 한 인간이었던 셈이다.

퀸은 전세계적인 인기 그룹이었지만 백인 중심 사회인 미국에서만큼은 크게 환영받지 못한 이유가 소수자를 대변하는 프레디의 이미지때문은 아니었을까 싶다. 또다른 슈퍼스타 엘튼 존은 이렇게 말했다. “만약 프레디 머큐리가 영국에서 태어난 유럽인이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프레디가 떠난지 어느덧 27년이 지났다. 하지만 세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들에게 불평등하기만한 세상을 향해 4옥타브 이상의 고음으로 당당히 맞서는 슈퍼스타를 우리는 또다시 기다린다.  [사회부장]

 

 

 

전경윤 기자 kychon@cho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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