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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도서정가제-세종도서사업 민간이양, 공고한 합의 통해 정책방향 잡겠다"

기사승인 2018.10.15  15: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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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S 경제토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수영 원장

 

출연 : 김수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

 

진행 : 권은이 경제산업부장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앞에서 예고해드린 대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수영 원장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수영 : 예, 안녕하세요?

권은이 : 전북혁신도시에 있죠?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멀리서 오셨습니다.

김수영 : 그렇습니다. 한 세 시간 걸리는 것 같은데요.

권은이 : 보통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다, 라고 하면 독서와의 연관성을 생각하게 되는데 또 마침 가을이잖아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는데, 원장님께서는 가을에 어떤 책을 읽고 계십니까?

김수영 : 사실은 제가 원장으로 일을 시작한 것이 두 달 반, 이제 석 달 가까이 가고 있는데요. 그 동안 여러가지 일이 바빠서 예전만큼은 책을 많이 못 읽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는데. 지금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여쭤 보신다면 제가 얼마 전에 유발 하라리라는 유명한 저자의 신간이죠,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라는 책을 손에 잡게 됐고, 그래서 그것을 지금 맹렬하게 읽고 있는 중인데 일이 많아서  읽는 속도가 욕심만큼 나지는 않습니다.

권은이 : 원장님께서 말씀하시면 권장도서로 생각이 되는데요?

김수영 : 워낙 유명한 책이니까 제가 특별히 추천해드리지 않아도 아마 여러 청취자 분들께서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이 들고요. 개인적으로 한 절반 조금 못 읽은 것 같은데 역시 명성대로 꽤 훌륭한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있는 책 같습니다.

권은이 : 제가 알고 있기로는 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매달 읽을 만한 책들, 선정도서를 발표해온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요즘에도 계속 하고 있는 건가요?

김수영 : 예, 한동안 저희가 심사위원단을 꾸려서 우수한 책, 좋은 책, 그리고 독자들에게 권할만한 책 목록을 발표해왔는데, 저희가 사정이 있어서 잠깐 쉬었습니다. 내년부터는 바로 다시 그 사업을 재개할 것이고요. 요즘 신간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그리고 다양한 저자들이 새로 등장하면서 책 선택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셔서 "저희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을 제공해드리는 이 사업이 굉장히 중요하겠다" 라고 다시 한 번 내부에서 다짐을 하고 그래서 내년부터 재개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권은이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먼저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는 기관인지 소개를 좀 해주시죠.

김수영 : 저희는 문체부 산하의 공공기관이고요. 책과 출판과 독서를 다루는 유일한 공공기관입니다. 그리고 아까 처음 말씀드렸던 대로 전주혁신도시에 한 90명 정도의 직원과 같이 일을 하고 있고요. 저희가 하는 사업 단위들은 아무래도 첫 번째로는 출판사들이 좋은 책을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들을 지원하고 우수한 책들을 선정하고 하는 출판 지원사업이 있고요. 또 한 쪽으로는 좋은 책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저자들이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어야 되기 때문에 저자들에 대한 지원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책의 소비자, 한편으로는 소비자이고 한편으로는 독자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독자들이 책을 많이 접하고 책을 읽고 책을 통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들을 좀 만들어주기 위해서 저희가 독자 지원 활동을 하고.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어느정도는 저희가 하고 있는 사업들이 이해가 되실 텐데. 세밀하게 세부적으로 저희가 저희 사업들을 소개하자면 굉장히 꼭지들이 많고요. 그러나 그것들을 분류하자면 이런 변화되는 환경에서 출판 산업이 조금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 출판사 지원, 저자 지원, 독자 지원 이 정도 카테고리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권은이 : 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자리가 8개월 간 공석이었다가 지난 7월에 원장님께서 취임을 하신 거잖아요? 출판계에서는 원장님을 '민주적 절차로 임명된 첫 원장이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더라고요? 상당히 부담이 많이 되실 것 같아요?

김수영 : 당연한 말씀이지만 제가 그런 규정을 온전히 받을 만큼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요. 다만 이제까지, 제가 3대 원장인데요, 초대 원장님, 2대 원장님 다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하셨지만 다만 유감스럽게 출판계의 요구, 그리고 출판계 현장에서 제기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수요들과 충분한 소통과정이 없이 임명되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한 동안진흥원이 처음 출발했을 때는 출판계는 계속 여전히 어려우니까 진흥원에 거는 기대가 있었는데 그것이 조금은 부족하게 충족되었다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고. 그래서 이번에 원장을 추천하는 절차를 출판계의 주도로 개선을 했고, 그래서 출판계에서 추천한 원장 후보를 문체부에서 임명하게 됐고. 그런 의미에서 첫 출판계의 지지를 받는 그런 원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고요. 그래서 어깨가 무겁고 부담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권은이 : 원장님께서는 취임식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깃발을 세우는데 주력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어떤 의미인가요?

김수영 :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희 진흥원은 역사가 오래된 공공기관이 아닙니다. 설립된 지 6년이고 전주로 내려온 지도 3년 밖에 안됐고.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여러 가지 정책적인 과제들을 잡아나가는 초기 단계에 있는데요. 유감스럽게 지난 몇 년 동안에 충분히 현장 맞춤형 정책들을 잘 개발하고 현 정부와 충분한 소통을 이루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제가 말한 1차적인 과제는 깃발 하나 세우고 진흥원이 이쪽으로 갑시다, 라고 큰소리로 이야기하고 진흥원을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고, 지금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출판계에서 요구되는 여러 가지 변화들, 그리고 제기되는 수요들을 저희가 잘 검토하고 충분한 소통 속에서 방향을 잘 잡는 일이 필요하다, 그런 생각 때문에 저희가 구호나 모토에 의한 업무가 아니고 소통하는 업무, 그리고 우리가 이제까지 해오던 정책들의 세부 디테일을 잘 보면서 우리가 이제까지 혹시라도 정책을 위한 정책, 일을 위한 일을 해온 것은 아닌가, 라는 것을 잘 검토해보자는 취지로 그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앞으로 1년이 지나고 조금 안정기에 접어들면 또 다른 여러 가지 과제들을 개발해서 새로운 기관의 목표를 세워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은이 : 책 관련 지원을 전문 출판인부터 일반인에게까지 확대한다, 이런 방침을 밝힌 것으로도 알고 있는데요. 우리 청취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그런 부분도 있을까요?

김수영 : 예전에는 책을 쓰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고 책 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소수의 전문가들이 책을 썼는데. 이제는 출판사 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필자들의 범위가 굉장히 넓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특별히 공부를 하고 특별히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서가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이야기가 있으면 다들 SNS에 글을 올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는 이런 풍토가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예전에는 저희 정책이 소수의 전문가, 필자들을 위한 정책을 많이 펼쳤다면 이제는 독자가 필자고 필자가 독자인 시대로 진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새로운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서 정책들을 마련해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독자도 예전에는 단순하게 책을 소비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봤다면 이제는 스스로 텍스트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그것을 가지고 소통하는 능동적인 존재로 독자들을 염두해두고 다양한 과제들을 수행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전체도 중요하지만 지역적인 부분도 중요할 것 같거든요? 지역의 출판산업이나 독서문화 활성화를 위한 계획도 가지고 계신가요?

김수영 : 전주혁신도시에 저희 기관이 자리 잡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지역출판이라는 과제가 여전히 조금은 의도하고 목표하는 것보다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전히 출판이 수도권에 많이 몰려있고요. 그런데 이런 현상은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고, 더군다나 아까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은 책을 쓰는 사람과 책을 읽는 사람이 점점 같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필자들, 다양한 독자들이 나올 수 있도록 지역출판 활성화 문제에 있어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한국출판산업문화진흥원 하면 박근혜 정권 당시에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되면서 정체성이 훼손됐다, 이런 지적도 있었거든요? 임기 내에 이 부분에 대한 오해 이런 부분도 바로잡는 역할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김수영 : 제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드린 말씀이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다른 기관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제 생각에는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책을 다루는 곳이고, 책을 다루는 곳이라는 것은 정신의 자유, 사상의 자유, 생각의 자유를 가장 최전선에서 앞서서 옹호하고 그것의 가치를 설파해야 될 기관인데, 저희가 블랙리스트 문제에 연루되었다는 것은 굉장히 송구한 일이고요. 그래서 그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 내부에서 다양한 절차들을 개선을 했고, 그것을 잘 시행할 수 있다면 저희가 비록 과거에 조금은 어두운 잘못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그런 문제도 극복해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권은이 : 현재 출판계에서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도서정가제, 그리고 세종도서사업 민간이양 이런 부분들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수영 : 사실 출판계가 지금 긴 불황에 빠져있고, 그래서 이 불황을 어떻게 하면 타개할 수 있을까의 문제에 대해서 열 사람이면 열 사람, 백 사람이면 백 사람 서로 다른 정책적인 방향에 대한 의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도서정가제, 그리고 세종도서의 문제에 대해서도 출판업계 그리고 독자들 사이에서 굉장히 다양한 의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진흥원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려고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결정 과정에 있어서 어떤 합의절차를 거쳤느냐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공고한 합의가 없으면 저희가 정책을 펴더라도 그 정책이 힘을 받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 동안 도서정가제와 세종도서가 어떤 의미에서 성공적으로 운영이 되어 왔지만 또 한편으로는 개선되어야 될 여지도 많이 있기 때문에 일단은 합의에 중심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들이 모여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그런 기회들을 저희 진흥원이 마련을 해서 단단한 합의를 통해서 정책적인 방향을 결정하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은이 : 출판계의 불황에 대해서 방금 말씀하셨는데, 사실 그런 이야기가 있잖아요? 단군 이래 출판계가 불황이 아닌 적이 없었다. 계속해서 고전을 겪고 있는데. 원장님께서는 출판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을 하십니까?

김수영 : 사실 출판 산업이 계속 어려운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요.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보고. 그리고 여전히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의욕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의욕보다 더 많은 것은 사실인데요. 저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출판의 미래를 그렇게 어둡게 보지 않습니다. 왜냐면 지금 사람들이 불황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좁은 의미로의 책, 그러니까 전통적인 의미의 종이책 이야기고요. 종이책은 조금씩 소비가 줄어들었던 것은 사실인데, 사실 요즘 SNS를 비롯한 웹상에서의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을 살펴보면 오히려 예전보다 더 많은 양의 텍스트가 생산되고 또 소비되고 있다고 보거든요? 다만 출판계가 지금의 이런 텍스트 중심의 웹 환경의 변화, 어떤 의미에서 혁명적인 변화에 아직 대처를 못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처를 못하고 있는 현상은 한편으로는 당연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빠르게 매체 환경이 바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출판계가 지금 환경에 대해서 조금 더 연구하고 저희 진흥원도 거기에 힘을 보태고 하게 되면 계속 달라지고 있는 독자에 맞춘 출판물들의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된다면 출판의 미래가 그렇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들은 텍스트 없이는 살기 어렵고, 스토리 없이 살기는 어렵고 우리를 이제까지 만들어준 것은 다 이야기들이고 책이고 글자들이었습니다. 우리의 배움을 만들어주게 한 것도 다 문자들이었고. 그래서 그것에 대한 확신이 있고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권은이 : BBS 경제토크 오늘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수영 원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잠시 쉬어가는 시간입니다. 명사의 음악시간인데요. 저희가 사전에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청취자 혹은 지인과 함께 듣고 싶은 곡을 추천 받았는데 원장님께서는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이 곡을 준비해주셨네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김수영 : 저도 사전에 요청을 받고 너무나 많은 곡이 떠올랐는데 어떤 말씀을 드려야 되나, 잠깐 생각을 하다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곡을 하나 말씀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독일에서 한 6년 반 정도 유학생활을 했는데요. 짐작하실 수 있다시피 유학생활이 쉽지는 않습니다. 여러 가지와 싸워야 되는데 한편으로는 무기력감과 싸워야 되고 한편으로는 외로움과 싸워야 되고 그래서 어려운 시기였는데, 이 곡을 들으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고 때로 포기하고 때로 그만하고 싶고 때로 뒤로 주춤주춤하고 싶은 제 마음의 흐름을 다잡을 수 있었던 그런 노래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노래라서 이 노래를 들고 나왔습니다.

권은이 : 원장님께서 골라주신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이 곡 듣고 말씀 계속해서 이어가겠습니다.

 

권은이: BBS 경제토크 오늘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수영 원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독특한 이력으로도 유명하시더라고요? 생화학을 전공하셨어요? 그런데 어떻게 출판 쪽에 발을 들이게 되셨는지?

김수영 : 제가 학부에서는 생화학을 전공했고요. 이후에 대학원에 가면서 철학으로 바꿔서 이후에는 아까 말씀드린 독일에서 철학 공부를 했고요. 귀국해서 어떤 일들을 하는 것이 좋을까, 제가 공부를 한 만큼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제가 아는 친구들이 출판계에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보고 강의실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통해서 우리가 운동을 해보자. 문화 운동도 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는데 더 훌륭한 길이 아니겠느냐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뒤늦은 나이에 출판계로 뛰어들어서 일을 하게 됐고,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권은이 : 대형 출판사에서 편집도 하셨고요. 문학과 지성사 대표도 지내셨고 출판계 대표직을 계속 연임하셨는데. 그런 경험들이 진흥원 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죠?

김수영 : 그러길 바라는 건데요. 제가 출판계에 대표나 편집자로서의 경험들을 살려서 현장에도 반영을 해야 되고. 또 한편으로는 제가 공부를 했고 대학에 있었거든요? 원장으로 오기 전에는 제가 학교에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컨텐츠나 필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그런 것을 조금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요구들을 출판 정책 현장에 잘 반영해야 되고. 그래서 하여튼 제가 가지고 있는 여러 경험과 이력들을 이번 임기 동안에 우리나라 출판산업의 진정한 부흥을 위해서 힘써 볼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은이 : 앞서도 잠깐 말씀을 해주셨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출판 경향이 상당히 많이 달라졌잖아요? 전자책이 등장하고 웹소설이 등장하고. 4차산업혁명시대를 말하는데 출판계도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출판시장의 성장과 확대를 고려했을 때 이런 변화들이 과연 긍정적인 작용을 할까요?

김수영 : 저는 일단 우리가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를 판단하기 이전에 냉정하게 현실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된다고 봅니다. 냉정한 현실의 변화라고 하는 것은 지금 너무나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어서 우리가 사실 판단하기 쉽지 않은데. 일단은 예전에는 책을 쓰는 사람들이 대개 정해져 있었고요. 그리고 책의 형태도 대개 정해져 있었고. 출판사도 사실 주요한 출판사가 정해져 있었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취향 같은 것도 정해져 있었고. 그래서 출판환경을 둘러싼 여러 환경이 단순했다면 지금은 필자도 다양해졌고 매체 환경도 다양해졌고 독자 취향도 다양해져서 지금은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런 다양한 현상에 그때, 그때 빨리 대응을 하지 못한다고 반성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저는 출판계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믿고 또 진흥원의 역량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잘 논의하면 이런 어려운 여러 현상들을, 문제들을 잘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은이 : 서점도 많이 변하고 있잖아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는데요. 대신에 대형화되면서 동네 소형 서점들이 거의 사라지고 있잖아요. 출판업의 장려를 위해서는 과거와 같이, 물론 공간은 여러 가지 다양성을 꾀한다고 하지만, 중소형 서점들도 요소에 요소에 많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김수영 : 맞습니다. 도서 정가제 말씀 잠깐 있었지만 도서 정가제가 잘 안착이 되면, 물론 지금도 성공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고 생각은 들지만, 조금 더 안착이 되면 저는 중소 서점들이 존재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중소 서점이 구석구석에 뿌리박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면 다른 문화 산업도 마찬가지지만 독서지능을 위해서는 일단은 책이 많이 눈에 띄어야 됩니다. 여기가도 책, 저기가도 책 이렇게 책이 늘 가까이에 있어야지, 하루 종일 눈에 안 띄었다가 갑자기 찾아서 읽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것이거든요? 그래서 동네 서점이라는 것이 단순히 동네에서 쉽게 책을 구할 수 있다, 이런 의미만이 아니고 책이 늘 곁에 있는 것, 그래서 우리가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그 바로 옆에 항상 책을 우리가 접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저는 중소서점의 존재가 굉장히 귀중하고요. 또 한편으로는 진흥원에서 중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사업인데, 책으로부터 자꾸 멀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저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우리가 예술 교육 같은 것을 생각해보시면 어렸을 때 어떤 악기에 대한, 어떤 예술 장르에 대한 경험이 있는가가 그 아이의 장래에,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까? 책도 독자들이 점점 없어진다는 이런 현상에서 탈피되고 극복되려면 어렸을 때 책이라는 환경을 잘 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지금 계획하고 있는 몇 가지 사업 중에 지역에 책과 관련된 복합 문화 센터를 건립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특히 아이들이 책도 만들어보고 써보고 출력해보고, 책을 가지고 그야말로 놀아보는, 그래서 책과 가까이 할 수 있게, 전자책도 물론 거기에 포함이 됩니다만. 우리 정책적인 목표는 가능하면 독자들에게 책을 가까이 두게 만들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권은이 :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잖아요? 단순비교를 해서는 안되겠지만 가까운 일본에는 다수의 배출자가 있고요. 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안 나오는 걸까요? 국내에 정말 많은 작가들이 있는데.

김수영 : 저도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다만 하나의 말씀은 먼저 드리고 시작하자면 그 나라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숫자가 곧바로 그 나라가 가진 문학적인 역량을 올바로, 비례적으로 대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일본이 훌륭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했지만, 그리고 우리는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꼭 우리 문학은 아무 것도 아니고 일본은 어마어마하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 그러냐면 노벨문학상은 최근에 와서는 약간 개선되기는 했지만 소설 중심이고 그리고 아주 대중적인 파급력이 굉장히 센 작가들이 아무래도 수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처음 들어본 작가에 노벨문학상을 수여할 수는 없는 일이거든요? 우리가 이제까지 축적한 문학적인 역량은 대단했지만 조금 유감스럽게 저희가 아직 스타 소설가들을 많이 배출해내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 동안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없었던 것이 이유가 될 수 있을 텐데.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몇 가지 과제들이 있다, 첫 번째로는 너무 노벨문학상이라는 좁은, 가시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한국 문학의 힘을 해외 독자들에게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 우리 문화의 문맥, 그리고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독자들은 우리 소설 읽기 어려워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잘 설명하는 작업들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한국 문학의 해외진출을 이야기할 때 항상 번역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훌륭한 번역가를 양성하고 훌륭한 번역가들이 훌륭한 작품도 선택하고 해외에서 출간될 수 있도록 잘 지원하는 일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소설이라는 좁은 의미의 해외 진출만을 목표로 해서는 우리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문화의 전방위적인 해외진출이라는 보다 폭넓은 문맥에서 노벨문학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꼭 문학서적들 뿐만 아니고 비문학서적들과 같이 연대해서 해외 독자들에게 다가갈 때 우리 문학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는 시기가 조금 앞당겨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권은이 : 비문학 소설에 대한 말씀 하셨는데, 원장님께서는 비문학 소설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 지원을 더 확대하겠다, 그렇게 말씀을 하셨거든요? 앞서 말씀하신 부분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까요?

김수영 : 그렇습니다. 저희가 문학은 기존의 문학을 지원하는 기관들도 많고 그리고 문학은 저희 독자들에게도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익숙한 쟝르여서 문학에 대한 지원책들은 비교적 안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문학의 장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의 기대에는 못 미칠 수 있지만, 여하튼 비교하자면 비문학 쪽에 상대적으로 지원이 그 동안 약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서 균형을 맞추자는 의미에서 비문학에 대한 지원책들을 말씀드렸던 겁니다.

권은이 : 이제 원장님께서는 3년간의 임기를 보내게 되실 텐데요. 3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 그리고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진흥원의 미래비전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시죠.

김수영 : 우리나라 출판문화가 조금 더 앞서나가게 되고, 발전하고, 책에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들이 활성화 되고, 독자들이 책을 좀 더 가까이 접하게 될 수 있고, 이런 모든 문제들이 저는 단순히 출판이라는 문맥에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전히 우리 문화 핵심은 우리 정신문화에 있고 그 정신문화의 핵심에는 '책'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그래서 저는 책이야말로 우리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역량을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매체다. 그래서 저는 우리 공동체의 운명과 책의 운명은 같은 배를 탄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책이 조금 더 활발하게 움직이고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권은이 : 끝으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으로서 이 방송을 들으시는 청취자들에게 당부하거나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간단하게 해주시죠.

김수영 : 책은 임의의 매체가 아니고 우리가 선택하거나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매체가 아니고요. 책은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 생각하는 데, 사람들과 교류하고 우리가 매일 일상을 풀어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매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도 책을 아껴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시고 지금 이 프로그램을 들으시는 분들도 책을 아껴주시는 독자 여러분들이시겠습니다만 조금 더 책과 가까이 해주시고 그리고 책을 열심히 읽어주시고, 책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고. 왜냐하면 우리가 한편으로는 책을 읽는 사람이지만 또 책을 쓰는 사람이기도 하고,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책을 아껴주시라는 말씀이고. 저희가 책 문제를 담당하는 유일한 공공기관이니까 저희 진흥원의 행보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애정을 가지고 기대를 가지고 저희 행보를 지켜봐주십사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권은이 : 예전에 한 달에 최소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자, 이런 캠페인도 있었던 것 같은데요?

김수영 : 저희가 하는 캠페인이 사실 눈에 잘 안 띌 수도 있겠지만 상시로 항상 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캠페인들을. 그리고 예전에는 전국 단위의 캠페인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지역 단위에서 지자체들이 벌이는 독서 잔치도 굉장히 많고, 동아리 지원도 많습니다. 그래서 캠페인도 굉장히 많고. 그리고 책을 쓰거나 책을 소비하거나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강의를 듣거나, 라고 생각을 해보시면 예전에 비해서 크고 작은 지원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책을 집어서 읽고 그것으로 그치지 마시고 이 책에 대해서 다양하게 이야기를 해주시고, 그런 것들을 지원하는 저희 진흥원에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런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는 부탁 말씀을 드립니다.

권은이 : 아무래도 이 방송을 계기로 책에 대해서, 독서에 대해서 청취자 분들께서 다시 한 번 의미를 되새기지 않을까.

김수영 : 그럴 수 있다면 제가 여기서 나와서 말씀드린 보람과 의미가 있겠습니다.

권은이 : 보통 우리가 문화강국이라 이야기를 하는데,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우리가 문화강국의 면모를 갖추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겠습니까?

김수영 : 그렇게 생각합니다.

권은이 : 앞으로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하겠습니다.

김수영 : 예, 고맙습니다.

권은이 : 오늘 바쁘신데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수영 : 감사합니다.

권은이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김수영 원장과 함께했습니다.

권은이 기자 bbskwon@bbsi.co.kr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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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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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ㄹㅇㄹ 2018-10-16 09:07:06

    이런 인터뷰를 꼭 가서 해야 하나요?
    전주에서도 충분히 전화로도 할 수 있는 인처뷰 일건데
    굳이 서울 가시면서 전주에서 세시간 걸린다는 둥. 이런 얘기는 왜 하시는지? 집이 서울에 있으신가요?
    정치인들도 출근하면서 전화인터뷰 하시는데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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