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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보연 중앙대학교병원 갑상선센터장 인터뷰, '사찰순례-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저자

기사승인 2018.04.17  1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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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의대 내과 교수, 갑상선학회장을 맡으시는 등 갑상선학의 권위자로 현재는 중앙대학교 병원 갑상선센터장을 맡고 계십니다. 또 불자로서 사단법인 룸비니 이사장도 맡고 계십니다. 먼저 <사찰순례-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내시게 된 배경을 여쭙고 싶습니다.

사실은 불자가 된 이후에 틈만 나면 유명 사찰들을 참배하고 다녔습니다. 처음에는 법당에 들러 삼배를 올리고 잠깐 앉았다가 나오는 정도에서 그쳤는데, 자꾸 가다가 보니까 불당에 모셔진 부처님이며 불탑이며 들어오면서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승탑들, 석등들, 이런 것들이 눈에 띠기 시작했습니다. 안내문을 살펴봤지만 잘 이해가 되지 않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문화재에 관련된 참고서적을 읽게 됐고 그러다보니 참고서적에 나와 있는 사진을 보다 보니까 아 내가 눈으로 직접 봤던 문화재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한 15년 전부터 절에만 가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진이 많이 모여지고 분류를 하다보니 나름대로 새로운 여러 가지 느낌이 들고, 이렇게 좋은 문화재들, 불교의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를 가진 것들을 우리 불자들에게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70여 생을 살게 돼서 이제는 뭔가 정리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제가 가진게 뭔가 했더니 크게 두 가지가 있더군요. 하나는 의사로서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 또 하나는 불자로서 절에 가서 찍었던 사진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이 생을 떠나기 전에 뭔가 회향을 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2. 책을 읽어보니까 사찰 한 곳 한 곳 정성스럽게 다니시고 기록도 꼼꼼히 하시고 사진도 찍어두신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 세월의 정성이 묻어나는 책인데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기를 바라시는지요?

늘 절에 자주 다니는 불자라고 해도 대부분 불교문화재에 관심이 적으시고 법당에 들어가서 예불을 올리고 기도를 하고 되돌아 나오는게 보통이죠. 그래서 제가 절에 가서 우리 불교문화재를 자꾸 들여다보다 보니까 이거 문화재가 단순한 문화재가 아니고 불자들에게는 나름대로 상징성과 의미가 있는데 우리 불자들이 이런 것에 대해 잘 모르시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들어가는 절의 일주문부터 시작해서 들어가는 입구의 여러 가지 불교적인 장치들이 있어요. 또 천왕문 누각을 거쳐서 중정을 지나서 대웅전이든 무량수전이든 비로전이든 전각에 들어가면 안에 여러 불상, 또 전각에 따라서 불상의 모양, 수인, 앉아있는 모습이 다 다른데, 그런 것이 가지고 있는 의미, 상징성을 알고 참배하면 좀 더 신심이 우러나고 또 수행의 한 방편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이 들어서 우리나라 전통사찰의 입구에서 시작해서 부처님을 참배하고 되돌아 나오는 전 과정 중에 우리 불자들이 꼭 봐야할 것, 꼭 알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가 그런 것을 추려서 우리나라에서 내세울 만한 국보, 보물급으로서 꼭 알아둬야 할 만한 중요한 부위, 모습을 찾아서 사진으로 보여드리고 그것이 갖는 의미, 상징성, 뜻, 이런 것을 알게 해드림으로 해서 제 책을 읽어가면서 사찰에 가면, 또 사찰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책만 봐도 사찰을 참배하고 나올 수 있는 그런 길잡이가 되도록 불자들에게 하나의 안내서랄까 지침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내게 됐습니다.

3. 책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 보겠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길로 범어사 천왕문에서 불이문에 이르는 길을 극찬한 김봉렬 교수의 영향도 있을 것 같다며 이 길을 꼽고 계신데, 현재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됐다고 하셨어요.

우리나라 절에 들어가는 길에는 참 아름다운 곳이 많아서 일반 관광객들도 찾는 곳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불자의 한사람으로서는 부산 범어사에 있는 천왕문에서 불이문 그 사이의 길을 제일 좋아합니다. 사실 그 길은 25미터 정도 밖에 안되는 짧은 길인데, 그 길에 특별한 건축적인 장치를 해 놨어요. 그래서 양쪽에는 그저 사람 가슴 정도 높이의 낮은 담이 양쪽에 있고 담 앞에는 양쪽으로 높은 전나무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담장과 나무를 통한 건축적 장치 때문에 실제는 25미터 밖에 안되지만 실제 그 앞에서 걸어 들어갈 때 느끼는 느낌은 상당히 길고 깊다. 어떤 심연성 같은 것을 느낍니다. 종교적인 긴장감과 엄숙함 같은 것이 느껴지고, 특히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빛에 의해서 만들어진 음영들, 그림자들이 어떤 때는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그런 묘한 묘미를 주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거기 갈 때마다 언제나 거기에서 부처님을 뵙기 전에 마음 속의 엄숙함, 긴장감, 신비함을 가지고 걸어 들어갔던 그런 아스라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은 불행하게 그걸 느낄 수가 없게 돼버렸습니다. 2010년 12월 15일로 기억하는데 범어사 천왕문이 불에 타버렸습니다. 동시에 그 앞에 있던 담장도 허물어지고 앞에 있던 전나무들도 전부 없어졌습니다. 최근 다시 복원은 돼 있지만 옛날의 자취는 다 없어지고 지금은 아까 말씀드렸던 과거에 느꼈던 그런 느낌은 예전에 찍어 놓았던 사진을 통해서만 겨우 느낄 수 있을 만큼 변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이런 점이 우리 후손들이 저희들이 우리의 문화, 우리의 전통을 지키고 가꿔야 될 의무가 우리에게 있지 않겠는가, 그런 단적인 예가 아닌가. 문화재를 보전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하는 것을 이 예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3-1. 국보1호 남대문도 불이 탔지만 복원이 되어 국보의 지위를 계속 이어갔는데요, 우리 사찰 문화재들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지금은 새로 세운지 얼마 안되지만 앞으로 유구한 세월이 지나다보면 문화재가 될 것이고요, 그런 식의 문화재가 상당히 많습니다. 화순에 가면 쌍봉사라고 있어요. 거기에 3층으로 된 대웅전이 있는데, 우리나라 3층 건물의 대웅전은 그게 유일한데, 그것이 1960년대에 불이 나서 소실되고, 운 좋게 불 나기 전에 실측을 해 놨던 도형이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재현은 시켜놨습니다만 지금도 가서 보면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대로 쌍봉사 대웅전도 사실 과거에 보물로 되어 있다가 해소가 됐습니다만 다시 지정하는 운동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불교방송이 앞장서겠습니다.^^)

4. 요즘처럼 빠른 스피드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자칫 세상의 흐름에 빠져 스스로를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자신을 잃어버린 듯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자칫 건강도 잃기 쉽구요. 오랫동안 불교 신행을 하시면서 또 사찰 순례를 하시면서 느낀 점이 많으실 것 같아요.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는 요새 자기 상실의 시대라고 하지 않습니까?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시간적으로 촉박하고 세상 일이 어렵고 대인관계도 힘들게 진행되고. 그러다보니까 많은 분들이 하루하루가 참 어떻게 보면 지옥 같은 스트레스 속에 살고 있는데, (지치지요) 예, 지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어렵겠지만 시간 있으면 틈을 내서 우리나라의 유명 전통사찰에 가보시라. 거기에는 1,70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우리 마음 속에 담겨져 있는 조상의 얼이 숨겨져 있고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에서의 사찰 뿐만 아니라 사찰이 안고 있는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그 속에 수 천 년에 걸쳐 내려온 우리 전통사찰 건축, 조각물, 회화가 있고 그것과 더불어서 주변에 있는 나무, 흙, 꽃, 이런 것과 어우러져서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고 있어요. 그 속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참 행복해집니다. (행복을 충전할 수 있죠) 그럼요. 그래서 그렇게 돈 들여서 외국여행 가고 그러는 것 보다는 가까운 데 있는 유명 사찰을 가서 꼭 템플스테이라고 해서 하루 묵고 그러지 않으시더라도 한나절 잠깐 땀방울 식히면서 풍경소리, 대웅전 처마 끝에 달려 있는 풍경 소리 좀 들어 보시고, 주변에서 지저귀고 있는 새들 소리도 좀 듣고 스님의 낭랑한 목소리, 독경하는 소리도 좀 듣고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시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지 않겠는가. 사찰은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고 그랬어요. 꼭 불교인이 아니시더라도 오셔서 편하시게 지내시다 가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고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니겠나. 그래서 여러 국민들이 다 사찰을 하나의 힐링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해 주시면 참 좋지 않겠나 생각이 됩니다.

5. 자연스럽게 신행과 관련한 내용을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불교와의 인연은 불교신행단체인 룸비니 법주님을 만난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하시는데요, 불교의 어떤 것에 매력을 느끼셨는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추석날 서울 시내에 나왔다가 룸비니 법주님을 만나게 됐어요. 황산덕 박사라면 당시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저도 알고는 있었지요. 그래서 대각사를 처음 가게 됐는데, 거기서 한 번도 들어볼 수 없었던 진리의 말씀을 듣게 됐지요. 그 요지라는 것은 인간의 행·불행이라는 것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고 자기 스스로 만드는 거다, 인과에 의한 거다, 그러니까 이거를 밝히면 바로 그게 부처가 되는 길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그 룸비니라는 데는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해서 불교의 현대화, 의식도 간소화하고 현대식으로 바꾸고 그러면서 불타사상의 그 근본사상에 입각한 불타사상을 젊은이에게 전해주는 신행단체다 라는 말씀에 제 가슴에 와서 꼭 박혔지요. 그래서 그 때부터 인연이 돼서 불자가 된지 56년이 됐습니다. 사단법인 이사장을 제가 맡고 있습니다.

6. 여전히 현역으로 일을 하고 계신데요, 갑상선 분야 혹은 의료 분야 전반에서 느끼시는 점이 있으시고 또 후학들에게, 또 불교를 접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계실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에 말씀을 주신다면요?

의사의 길을 걷는 후학들에게 굳이 한 말씀 드린다면 결국 의사의 덕목 중에서 두 개를 드는데 첫째는 기본적으로 의학적 지식과 경험, 그리고 정밀한 기술을 가져야 되겠지요. 그래야 환자 진료를 제대로 할 테니까. 근데 그거 하나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사는 사람을 다루는 직업을 가진, 아픈 사람을 고쳐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자비심을 가져야 된다.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진료를 해야지 단순한 지식과 기술만 가지고 차가운 지혜만 가지고 기술자처럼 환자를 볼 게 아니라 어린아이를 보듬어 주는 어머니 같은 마음, 관세음보살 같은 자비심을 가지고 보살 같은 행위를 하는 의사가 돼주면 좋겠다. 부처님을 대의왕이라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병만 들여다보는 의사가 아니라 병을 앓고 있는 환자 그 자체를 보듬어 주고 이끌어 줄 수 있는 그런 부처님 같은 마음, 보살심으로 환자를 진료하는 그런 의사가 돼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그러고 싶었지만 사실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는 못했기 때문에 하는 부탁입니다. 덧붙여 불교를 접하는 초심자들께는 굳건한 믿음과 끊임 없는 정신 수행을 이어가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모든 것은 상호 의존적으로 존재하며 고정된 실체는 없다는 연기법과 무아 사상을 깨닫고 철저하게 믿어야 합니다.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실생활에서 불법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끊임 없는 수행 정진이 필요합니다.

7. 끝으로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그동안 죽 지내오며 해왔던 대로 사단법인 룸비니 저희 법회 매주 법회를 보고 또 계속 틈이 나면 전국의 사찰을 참배를 하고 사찰 참배 자체가 저한테는 수행의 한 방법이기 때문에 할 생각이고. 제가 그 저 부처님의 발자취를 찾아서 인도 8대 성지를 두 번 다녀왔는데 기회가 주어지면 건강이 허락하고 기회가 주어지면 한 번 더 다녀오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에 가면 경전에 나와 있는 대로 부처님 전기에 있는 대로 부처님의 발자취를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사진으로 기록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게 끝으로 가지고 있는 하나의 원입니다.(끝)

김봉래 기자 kbrbud@hanmail.net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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