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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윤의 세상살이] '파리 목숨' 프로야구 감독

기사승인 2020.11.17  03: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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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이끌었던 류중일 감독이 결국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 시즌까지 진출했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게 패한 책임을 지고 유니폼을 벗었다. 앞서 SK 와이번스의 염경엽 감독,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지휘봉을 잡았던 손혁,한용덕 감독도 정리 해고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한채 쓸쓸히 경기장을 떠났다.

원하는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 가차없이 정리 대상이 되는 곳이 바로 프로 스포츠의 냉정한 세계이다. 그러다보니 프로야구와 축구팀 등을 이끄는 감독들이 받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은 상상이상이다.  염경엽 전 감독의 경우도 성적 부진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다가 지난 6월 25일 두산과의 경기 도중 갑자기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70일 가까이 병원 치료를 받는 신세가 됐다.

건강에 이상이 생겨 불가피하게 지휘봉을 내려놓거나 최악의 경우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감독들도 부지기수이다. 프로스포츠 감독은 높은 연봉을 받고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이지만 그만큼 성과를 내야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프로야구 감독들은 스스로를 ‘파리 목숨’이라고 하소연한다.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쫓겨나는 감독들이 워낙 많다보니 감독 재임 기간이 평균 1년도 안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를 보면 야구와 축구,농구,배구 등 프로 스포츠 감독들 가운데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물러난 이는 5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76%,38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사퇴하거나 경질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 감독은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선망의 직업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높은 연봉을 보장받는 감독 자리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남자로서 해볼만한 직업이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강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라면 더욱 도전할만한 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성적에 대한 지나친 집착과 과도한 승부욕은 때로는 예기치 못한 사태를 불러오기도 한다. 경기장에서의 폭력 사태나 승부 조작 파문 등이 바로 그것이다. 각본없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과도한 욕심은 화를 부를 수 밖에 없다. 지나침은 모자람보다도 못하다는 ‘과유불급’이란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야구는 9회말이면 끝나지만 야구장 밖은 훨씬 더 긴 인생의 경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삭막한 승부의 세계에 여유와 차분함이 발붙일 자리는 정녕 없는 걸까 ? 승부보다 경기 자체를 즐기겠다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져보면 안되는 걸까 ?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것을 말리기는 커녕 부추기는 분위기를 이제는 바꿨으면 좋겠다. 떠나는 감독들, 새로 맡은 감독들 모두가 어깨에 지워진 짐을 살짝 내려놓고 집착과 압박,욕심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기를 바랄뿐이다.

 

전경윤 기자 kychon@cho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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