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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국무총리를 팔아보기로 했습니다

기사승인 2020.09.25  12: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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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당직 근무 차 서울시청을 들렀다가 대변인실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거의 매 주말마다 출근한다고 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집에 있어도 편치 않다는 거였습니다. 추석을 앞두고 서울의 확산세는 말 그대로 살얼음판입니다. 오늘도 요양시설과 어린이집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습니다. 분명한 것은 불안한 상황이 ‘이 정도’라도 유지되는 것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관계기관, 불교계 등 종교계까지... 모든 이들의 노력이 그려가는 아슬아슬한 평행선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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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고향을 내려가야 하나 몇날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아흔을 바라보는 할머니와 투병 중인 외할머니를 봬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고령층일수록 중증환자가 되기 쉽다”고 외치는 서울시 방역당국의 말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이번 명절에는 내려가지 않는 게 좋다는 보도를 내가 하면서, 마음속에는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과 오랜 상의 끝에 ‘모두를 위해서’ 내려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시킨 대로(?) 총리를 팔아보기로 한 겁니다. 정 총리는 최근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보다, 가족을 위하는 명절이 되자”며 자신의 이름을 팔아서라도 고향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카드뉴스를 배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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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서울시청 앞 세종대로를 지나던 한 SUV 차량을 뒤따르던 경찰차가 불러 세운 걸 봤습니다. 차에는 ‘4.15 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밝히라’는 내용의 큰 깃발 두 개가 양쪽 창문에 달려 있었습니다. 잠시 후 운전자를 돌려보낸 경찰과 짧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방법의 차량시위를 단속할 명확한 근거는 없고, 차에 달아둔 깃발이 운행 중 떨어지면 2차 사고 위험이 있어 계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시민단체가 개천절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시위를 예고했습니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도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K-방역의 빛나는 아이디어인 드라이브 스루를 불법집회에 쓰겠다는 발상 자체가 용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지만, 이재명 경기지사는 “방역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정치적 표현이라면 허용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모두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는 묘수를 찾아야 할 겁니다.

초유의 감염병 사태에 맞는 첫 한가위, 이번 만큼은 국무총리를 팔고 모든 걸 참아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최선호 기자 shchoi2693@gmail.com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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